文 "尹 검찰총장 발탁 두고두고 후회…자괴감 아주 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발탁과 대통령 당선 등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면서 "윤석열 정부 탄생에 문재인 정부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물론 그 가운데 내가 제일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람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이 아주 컸다"며 "게다가 이번에 계엄, 탄핵 사태가 생기니까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국민께 송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당시에 대해 "실제로 그 당시에 찬반 의견이 나뉘었다. 비율로 따지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지지하고 찬성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고 반대하는 의견이 소수였다"며 "민주당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찬성하는 그런 의견이었지만, 반대 의견이 수적으로는 작아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서 무시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윤석열을 가까이에서 겪어 본 사람들이 그에 대해 욱하기를 잘하는 그런 성격이고, 자기 제어를 잘 못 할 때가 많이 있으며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들을 이렇게 아주 챙기는 그런 식의 스타일이라고 말했다"며 "많은 고민이 됐는데, 당시 추천됐던 후보 4명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이 한 명 한 명 다 인터뷰를 해 보니 나머지 3명은 검찰개혁에 대해 반대했고 윤석열만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2명으로 압축시켜서 고민했는데 다른 한 분은 우리 정부에서 검찰 고위직을 하면서 조국 수석하고 인간적인 관계도 나쁘지 않고 소통도 꽤 잘 되는 그런 관계였지만 검사로서 검찰개혁에 찬성할 수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며 "윤석열은 소통에는 좀 불편할 수 있지만, 검찰개혁 의지만큼은 긍정적으로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조국 수석과 좀 소통이 되고, 관계가 좋은 그런 쪽을 선택하는 것이 순리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뒤 '기대가 어긋났구나' 하는 순간이 언제였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조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조국 후보자 일가에 대한 수사는 명백히 조국 수석이 주도했던 검찰개혁, 또 앞으로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더 강도 높게 행해질 검찰개혁에 대한 보복이고 발목잡기"라며 "그 때 처음 알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수사에 들어가면서 사람을 잘못 썼다고 후회를 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윤 총장이 '아무리 조국 수석이라도 용납할 수 없는 게 이른바 사모펀드다'라며 사기라고 했는데, 실제로 사모펀드는 다 무죄가 났다"고 답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너무나 수준 낮은 정부, 이번 계엄 이전에도 정말로 참 못하고 수준 낮은 정치를 했는데 우리가 이런 사람들에게 정권을 넘겨줬다는 자괴감이 아주 크다"며 "이번 탄핵, 계엄 사태가 생기고 나니까 정말로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과정들이 매끄럽게 잘 안 되고 엉성하게 되면서 거꾸로 굉장히 많은 역풍을 받고, 그 바람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정치적으로 키워준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만들어 주어서 그게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로까지 올려준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윤 총장을 왜 해임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을 해임할 수 있는 인사권이 없다. 정치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는 있을지 모른다"면서 "과거와 달리 그렇게 압박했다가는 윤석열 총장 본인은 물론이고 검찰 조직 전체가 반발하고 나설 것이고, 당연히 보수 언론들도 들고일어나면 엄청난 역풍이 생기고 그것은 또 대선에서 굉장히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시 윤 총장을 그만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무부 장관이 징계 건의로서 징계 해임을 할 수가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시도를 했다"며 "잘 처리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자면 해임도 못 하고 거꾸로 역풍을 받고 정치적으로 이 사람을 키워주는 결과가 되었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2025.02.10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