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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국정원 사건, 박근혜 대통령이 용단 내려야"

정치 일반

    표창원 "국정원 사건, 박근혜 대통령이 용단 내려야"

    - 원세훈 국정원장과 그 밑 몇몇 정치 관료들이 행한 사건 명백히 규명해야
    - 수사과장 찍은 사진 제목 <문좀열어주세요> 보고 경찰이 왜 약하고 자신 없나 생각해
    - 정의로운 경찰 되고 싶었다
    - 존경하는 인물은 도산 안창호, 체 게바라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방송 : FM 98.1 (14:05~15:55)
    ■ 진행 : 김미화
    ■ 게스트 : 표창원, 원펀치 박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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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화> 토크콘서트 수요일에 만나는 남자. 원펀치 박성도 나오셨습니다.

    ◇ 박성도> 네, 안녕하세요.

    ◇ 김미화> 오늘 걸어오는 길 어땠어요? 완연한 봄날씨 아닙니까?

    ◇ 박성도> 네, 완연한 봄날씬데 솔직히 봄이 잘 안 느껴졌는데요. 오늘 여기서 김미화씨 뵈니까 봄이 느껴지네요.

    ◇ 김미화> 그죠? 복장이.

    ◇ 박성도> 복장이 아주 화려하시네요.

    ◇ 김미화> 아침에 개그콘서트 특집 나가서 기자들이 물어보고 그래서 화장을 좀 해봤어요. 봄을 맞아서. 누나도 꾸미니까 괜찮죠?

    ◇ 박성도> 평소에도 예쁘세요.

    ◇ 김미화> 별로 뜨뜻미지근해요. 목소리가 이상한 것 같아. 진심이 아니라 목이 눌려서 ''''예쁘세요.'''' 이러는 것 같아요.

    ◇ 박성도> 제가 성격이 그렇지 않은데, 노래할게요. (웃음) 오늘 나오실 분께 이게 어울릴 것 같아서요.(노래)

    ◇ 김미화> 성도씨가 이분 안아주고 싶으세요?

    ◇ 박성도> 이분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안아주셨던 모습이 떠올라서요.

    ◇ 김미화> 아, 그러네, 정말. 자, 성도씨 노래처럼 많은 분을 따뜻하게 안아주신 토크콘서트에 특별히 모신 이분. 표창원 박사님.

    ◆ 표창원> 안녕하세요.

    ◇ 김미화> 다른 코너에서 뵙다가 토크 콘서트에서 뵙네요. 표창원 박사님도 오늘 노래 한 곡 하세요.

    ◆ 표창원> 저요? 잘 못하지만. (웃음)

    ◇ 김미화> 왜냐면 제가 가끔 트위터 보면 좋은 노래 올리시더라고요.

    ◆ 표창원> 네, 듣는 건 좋아하지만 부르는 건 자신 없습니다.

    ◇ 김미화> 그래서 이분 이 DJ의 꿈이 있었나 이런 생각도 해봤는데 어때요?

    ◆ 표창원> 네, 꿈은 있었습니다.

    ◇ 김미화> 거봐.

    ◆ 표창원> 혼자서 중얼 중얼하기도 하고 그랬으니까요.

    ◇ 김미화> 새로운 것 알았네요. 박성도씨 노래 어떻게 들으셨어요?

    ◆ 표창원> 가슴이 찡하네요. 이 노래는 제가 모르는 노래인데요. 가사가 심상치 않네요. 가슴을 찌르고 ''''과거를 알 수 있어''''까지 노래하시면서.

    ◇ 박성도> 제가 이 노래 선택하면 궁금했는데 교수님이 프리허그 하시면서 진짜 많은 분들을 만나셨잖아요. 그때 감정이 상당히 복잡하시면서 슬프기도 기쁘기도 했을 것 같은데. 그건 평생 한 번 느꼈을 감정이실 것 같아요.

    ◆ 표창원> 말로 표현 못합니다. 전에 제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처음 만나는 낯선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몸으로 부대끼고 안고 전달되는 감정은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각각 특징이 있습니다. 참 벅찼습니다.

    ◇ 김미화> 저는 특별히 성도씨 같은 젊은 분들이 프리허그 하자고 하면 느낌이 좋더라고요. (웃음) 표창원 박사께 올해 봄은 예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어때요?

    ◆ 표창원> 글쎄요. 아직 봄이 안 온 것 같은데 오길 바라고 고대하고 좀 더 희망차고 따뜻한 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워낙 개인적으로 삶이 달라져서 앞으로 제 봄은 어떨까 기대도 많이 되고 궁금합니다.

    ◇ 김미화> 경찰대학 교수하실 때 하고 지금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책을 내신 저자로, 강사로 여기저기 몸이 12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다니시잖아요. 어때요?

    ◆ 표창원> 몸은 많이 지쳐있고요. 가끔씩 푹 쓰러지면 곯아떨어지고 때로는 잠이 아예 안 오고. 이런 불규칙적인 상태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늘 자유롭다는 걸 느끼고 여러 가지로 홀가분합니다.

    ◇ 김미화> 저도 책을 써봤습니다만 책을 쓰는 게 보통이 아닌데 <보수의 품격=""> 어려운 제목의, 저는 쉬운 제목인데. (웃음) 어떤 배경에서 이런 책이 나왔을까요?

    ◆ 표창원> 제가 쓴 건 아니고요. 저와 대담을 나누면서 기자가 고생을 많이 하셨죠. 그분보다는 사실 저희가 대담을 나눌 때 타이핑을 쳐준 젊은이가 계세요. 제가 워낙 말이 빠르고 많잖아요. 손가락이 부러져라 쳐댔거든요.

    ◇ 김미화> 녹음하면 됐을 걸.

    ◆ 표창원> 그걸 몰랐네요. (웃음)

    ◇ 김미화> 왜 타이프를 손가락이 부러져라 쳐. (웃음)

    ◆ 표창원> 저희가 조금 보수라 구시대 방식을 좋아하니까요.

    ◇ 김미화> 누가 보수에요?

    ◆ 표창원> 보수는 다들 아시죠. 사전에 나와 있고 학술적으로도 전통적인 가치, 이념, 체제, 구조를 지키려는 사람이 보수주의자고 지키고자 하는 이념이 보수적 이념인 거죠.

    ◇ 김미화> 우리는 거의 다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잖아요.

    ◆ 표창원> 그러다보니까 정치에 있어서는 보수가 강세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보수를 내세우고 주장하면 대부분 많은 지지를 받습니다.

    ◇ 김미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보수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일까요?◆ 표창원>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는 보수 정당이 다수를 차지하죠. 그런데 공개적인 담론, 토론, 또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보수라고 하는 순간 이상한 눈길을 받게 되고 이상한 비판을 받게 되거든요. 그 이면에는 보수적인 가치 이념을 제대로 실천하거나 모범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고 그 이면에 있는, 보수만을 내세워 이익만을 취했기 때문이 아닌가. 또 하나는 보수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통적 이념과 사상이라고 한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전통적 이념과 사상과 가치는 무엇일까. 그런데 현재 우리가 보수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행동은 그러한 우리 전통적인 가치사상 이념에 부합하는가. 여기서 이제 많은 차이를 발견하다보니까 보수라는 명칭 자체가 왜곡돼서 불리고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죠.

    ◇ 김미화> 고루한 느낌.

    ◆ 표창원> 네. 흔히 말해 ''''수구'''', ''''~통''''이라고 불리죠.

    ◇ 김미화> 그런데 표창원 박사께서는 자신을 극구 보수주의자로 규정하고 얼마나 내가 보수주의자인지를 강조하시잖아요. 이유가 있으세요?

    ◆ 표창원> 보수라고 하면 낡은 것, 고루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고 특히 대한민국에서 보수라는 것은 반공 한 가지로 통일 되는 느낌이거든요, 공산주의 싫어, 공산주의 나빠. 그리고 삐딱하거나 비판적인 사람한테 ''''너 공산주의지.'''' 이런 것이 보수인 것처럼 오해되다 보니까 저는 그게 아니라는 걸 소리높여 외치고 싶었어요. 보수는 그런게 아니다. 얼마나 보수가 아름답고 힘들고 어렵고. 보수적인 멋과 가치를 유지하려면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를 저는 강조하고 싶은거죠.

    ◇ 박성도> 제가 궁금한 건 아까 말씀하셨을 때 내가 보수주의자라고 했을 때 이상하게 쳐다본다고 하셨는데,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보수주의자라고 흔히 하는 정치인들이 저렇게 행동하니까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되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교수님 입장에서 보통 정치권의 보수입장을 어떻게 보세요?

    ◆ 표창원> 안타깝죠. 물론 그 안에 참 멋진 분들이 계세요. 합리적이고, 진정 보수의 개념과 가치에 걸맞게 노력을 해오시고. 스스로 노력을 통해서 올라가신 자신의 지위까지 올라가신, 업적을 쌓으신 분도 꽤 계시고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그분들의 모습이,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전통 중에 가장 아픈 것이 일제강점기 아니겠습니까. 당시 있었던 친일을 미화시키고 옹호하는 일부 소수 세력을 보호하고 옹호해주고, 그들에게 보호막을 씌워주려고 하다보니까 옳고 정당한 것에 반대되는 생각과 말을 하시는 게 보이고. 두 번째 대한민국의 가장 큰 비극이 독재라고 봐야겠죠. 독재 기간 중에 일어났던 아픔들, 문제들이 있는데 여전히 그분들의 독재를 통해서 권력을 향유하고 누렸고 현재까지도 나머지 재산을 보유하고 계신 분을 위해서 많은 보수층에 계신 분들이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시니까 젊은 분들이 봤을 때는 그분들 한 분 한 분이 다 독재적이고 친일적이라고 오해되는 측면이 많은 것 같아요

    ◇ 박성도> 그러면 정치권의 보수적 입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역사청산이 돼야 가능하겠군요.

    ◆ 표창원> 네. 제가 쓴 책에 그런 부분을 많이 써놨습니다.

    ◇ 박성도> 책을 사봐야겠네요.

    ◆ 표창원> 읽어보셔야 할 것 같아요.

    ◇ 김미화> 제가 표창원 박사님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오늘 따라 ''''레미제라블''''이 떠오르는데 혹시 보셨어요?

    ◆ 표창원> 봤죠.

    ◇ 김미화> 혹시 자베르? 너무 똑같이 생겼어. 깜짝 놀랐어요.

    ◆ 표창원> 러셀 크로우.

    ◇ 김미화> 본인이 보면서 ''''내가 자베르인가'''' 이런 생각 못했어요?

    ◆ 표창원> 외모는 그렇게 생각 못했고요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제가 으쓱하고 있습니다.

    ◇ 박성도> 제가 어렸을 때 ''''모여라 꿈동산''''을 보고 자란 세대거든요. 그런데 인형을 쓰고 나왔을 때 얼굴에 강조하는 특성이 있어요. 그때 자베르 경감의 특성이 교수님과 약간 비슷한 이미지가 있어요.

    ◇ 김미화> 눈 크고 코 뾰족하고. 어떠세요? 자베르에 관한 얘기 많이 하세요?

    ◆ 표창원> 간혹 하죠. 어떤 비유를 할 때나 책에도 자베르에 대한 작은 챕터 하나가 있고요. 대표적인 고뇌하는 원칙주의자이면서 타협하지 않고 범죄자는 끝까지 추적해서 응징하고야 만다는 법집행자의 표상 같은 인물이죠. 반면에 인간미가 떨어지고 너무 원칙을 강조한 나머지 여러 가지 정상참작을 해줘야 할 불우하고 불행한, 사정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무시하는 이런 양면성을 자베르가 가지고 있죠.

    ◇ 김미화> 그러나 마지막에 보세요. 저 사람이 과연 악당으로 나오는 사람의 결말이 맞나? 싶을 정도로.

    ◆ 표창원>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 위대한 것이고 그 시대에 그 분이 인간의 깊은 내면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으로 부각되긴 했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이면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하지만 결국 자신의 원칙 때문에 스스로가 무너져 내리는. 고뇌하는 법집행자의 모습을 그려낸 것인데요. 그렇게까지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일선에서 경찰생활을 하다보면 유사한 상황을 많이 겪습니다. 거리에서 힘들고 어렵게 노점상 해서 버시는 분들, 그런데 법은 어겼고 행정지도, 여러 가지 공문이나 지시 사항은 내려와 있고 단속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고뇌도 있고. 최근에 많은 파업 현장 이라든지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 범죄자가 아닌, 법적인 경계 선상에 서 계신 분들과의 법적인 대응이 상당히 고뇌하는 현장이죠.

    ◇ 박성도> 아까 표현하신 ''''자기의 원칙 때문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운명이 참 아프긴 하지만 멋있는 것 같아요. (웃음)

    ◆ 표창원> 남들이 보기엔 멋있죠. 결국 목숨도 버렸잖아요.

    ◇ 김미화>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 대해서 경찰에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시면서 ''''보수주의자로서 고백하고 요구하고 경고합니다.'''' 이런 글을 올리셨는데 종북, 좌빨이라고 몰리셨죠?

    ◆ 표창원> 참 아이러니죠. 앞서 보수에 대해서 말씀드렸지만 대한민국에서 보수가 누굴까. 우리가 예를 들어 역사에서 예를 들어 얘기하더라도 조선시대에 왕이 계실 때 무조건 ''''왕이 옳으십니다.'''' 하는 간신배들과 왕에게 ''''통촉해주시옵소서, 거두어주시옵소서. 잘못됐습니다.''''라고 상서를 올리는 선비의 역할을 봤을 때 대한민국의 보수정신을 어디서 찾을까. 저는 충신들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지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경찰에 몸 담았고 청춘을 경찰에 바친 사람으로서 봤을 때 ''''지금 이건 아닙니다.''''라고 얘기하니까 그게 현 시점에서 보수정당, 보수 대표, 보수적인 정보기관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30년 세월을 갈아엎고 ''''너는 빨갱이였군, 너는 좌빨이군.'''' 이런 상황이 도래한 거예요.

    ◇ 김미화> 이제서 그걸 느끼시네. (웃음)

    ◆ 표창원> 그래서 제가 ''''나는 보수주의자입니다. 나는 경상도 출신이고 북에서 공산당이 싫어서 내려오신 아버님의 이들이고.'''' 이런 것을 쭉 고백이라는 글 속에 올렸더니 그 다음에 나온 말이 ''''그렇구나. 너네 아버지가 북한에서 왔으니까 너는 북한 출신이구나.''''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죠. 그건 아니지 않나 하는 거죠.

    ◇ 김미화> 블로그에 그 글을 쓸 때 마음을 움직인 한 장의 사진이 있다. 어떤 사진이에요?

    ◆ 표창원> 그날은 사실 제가 전혀 선거에 관심이 없었고 관여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 사실은 새누리당에서 대선공약을 만드는 공약추진단 중에 국민안전관련 분과에 와서 위원으로 일 해달라는 요청을 해오셨어요. 제가 ''''고맙지만 저는 정치에 관여하고 싶지 않고 특정정당을 위해서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사양하고 왔던 상황이고. 그래서 제가 바로 직후에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당은 안 밝히고 ''''정치적인 요청이 왔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싶어서 불응했고 다른 정당이나 후보 중에 유사한 형태의 입안 인력풀을 꾸리신다면 저는 좀 제외시켜주세요,'''' 라고 했거든요. 그런 와중에 갑자기 글을 쓰기 위해서 인터넷 서치를 하는데 사진 한 장이 뚝 떠오른 거예요. 그게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607호 오피스텔 문 앞에서 얼굴을 들이대고 그 밑에 사진 설명이 ''''문 좀 열어주세요.'''' 이렇게 돼있는 거예요. 너무 자베르 같은 저한테 경찰이 왜 이렇게 약하고 이런 자신 없는,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야 하나. 여기서 뭔가 감정이 일어났던 거죠.

    ◇ 김미화> 국정원 여직원 사건 관련해서 진상규명이나 의혹 해소를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용단을 내릴 필요성 있다고 보세요?

    ◆ 표창원> 저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께서 후보시절에 그 논란이 한창일 때 공개석상에서도 해당되는 국정원 직원의 여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인권침해를 강조해 말씀하셨거든요. 그런 것이 사실 수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에 대한 불평부당하고 성역 없는, 용감하고 강한 법집행이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거든요. 그렇다면 이제라도 그 이후에 많은 수사결과가 발표됐거든요. 이런 혐의가 있고 그 당시 정보판단, 참모들이 이야기 해준 내용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시거든요. 그러면 지금 이 상황에서는 그러한 태도나 발언에 대해서 언급해주셔야 합니다. ''''유감이었다''''라든지. 또 하나는 그 사건 때문에 국정원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때문에 선거결과가 바뀌었다고 보지 않거든요. 누구도 그렇게 봐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그 당시에 일어났던 불법 사항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으셔야 해요. ''''결코 해선 안 된다. 나에게도 도움이 안 됐고 왜 내가 정당하게 당선된 걸 가지고 너희들 파울 플레이를 통해서 불명예스럽게 만드느냐''''라고 하셔야 합니다. 확실하게 이 사건을 매듭짓고 전 정권 휘하의 원세훈 국정원장과 그 밑에 몇몇 정치관료들이 행한 잘못한 사건에 대해 확실히 규명하도록 해주셔야죠.

    ◇ 박성도> 명쾌한데요.

    ◇ 김미화> 성도씨 표창원 박사님을 낱낱이 해부해주세요.

    ◇ 박성도> 지금 너무 답변이 명쾌하셔서 혼이 빠져 있었어요. 경찰대 입학하실 때 어떤 경찰이 되고 싶으셨나요?

    ◆ 표창원> 정의로운 경찰이 되고 싶었습니다.

    ◇ 박성도> 가장 되고 싶지 않았던 경찰이라면?

    ◆ 표창원> 돈 받는 부패한 경찰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 박성도> 지금까지 내가 행한 가장 큰 일탈은?

    ◆ 표창원> 도둑질이었습니다. (웃음)

    ◇ 박성도> 세상에 가지고 있는 채무감이 있다면?

    ◆ 표창원> 국민의 세금으로 대학 4년 공부한 것.

    ◇ 박성도> 수사했던 사람 가운데 기억에 가장 남는 범인, 그리고 그 사람의 한 마디가 있다면?

    ◆ 표창원> 서울 묻지마 살인범. 그 친구, 여럿 다른 범죄자도 마찬가지였지만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는 말이 남습니다.

    ◇ 박성도> 살면서 가장 억울하다고 느끼신 적?

    ◆ 표창원> 제가 아까 도둑질을 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게 어렸을 땐데 형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을 때 친구 중 한 명이 돈이 없어졌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도둑으로 몰려서 지금까지 그 한은 풀리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 박성도> 제일 후회한 기억이?

    ◆ 표창원> 후회는 제가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살다보니까 잘못하면 그냥 인정하고 실패하면 받아들이고 그냥 넘겨요.

    ◇ 김미화> 별로 안 하시는 구나, 본인은.

    ◆ 표창원> (웃음) 네.

    ◇ 김미화> 도둑질은 어렸을 때 한 번 했어요?

    ◆ 표창원> 여러 번 했죠. 초등학교 다닐 때.

    ◇ 김미화> 누구나 다 하죠. 뭐 훔쳤어요?

    ◆ 표창원> 저희 어머니가 생계유지를 위해서 양품점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 금고에서 돈을 여러 차례 훔친 적이 있습니다.

    ◇ 김미화> 어릴 땐 호기심에 그랬던 거네요. 그게 계속 어른이 돼서도 이어져서는 안 되는 거지만.

    ◆ 표창원> 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 김미화> 자, 그럼 여기서 아까 얘기한 거.

    ◇ 박성도> 노래 한곡 해주시길 바라는데요. 아까 제가 살짝 여쭤 봤는데 정말 레퍼토리가 많으시더라고요. 그중에서도 들국화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하나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표창원> 자신 없는데 괴롭더라도 청취자분들이 좀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노래)

    ◇ 김미화> 전국노래자랑. 청도에서 보내드리는 전국노래자랑.

    ◆ 표창원> 땡이죠. 땡. (웃음)

    ◇ 김미화> 얼굴이 빨개지셨어.(웃음)

    ◇ 박성도> 아까는 제가 노래를 물어보니 살짝 말씀하시더니 마이크 앞에 있으니까 열창하시네요.

    ◇ 김미화> 이 노래를 언제부터 좋아하셨어요?

    ◆ 표창원> 고등학교 때부터죠.

    ◇ 김미화> 뭔가 박차고 나갈 준비를.(웃음) 아까 말이죠, 서울 묻지마 살인범이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이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한마디라고 하셨잖아요. 이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이 말에 왜 기억에 남으세요?

    ◆ 표창원> 지금 많은 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저도 그렇고 제 주변분들도 그렇고 대단히 큰 걸 꿈꾸거든요.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고. 그런데 정작 이 사람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최악의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한 말은 그게 아니었다는 거죠. 우리가 꿈꾸고 있는 불만족스러운 우리의 모습을 부러워하고 있었다는 거죠. 그냥 평범하게 죄 안지어도 범죄 안 지어도 가족하고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모습만 있었더라면 자기는 원이 없고 한이 없다. 제가 물어봤어요. ''''행복했던 기억이 있느냐, 제일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 상당히 어렵게 기억을 더듬더니 행복했던 기억이 단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면 어떻게 살고 싶다고 하니까 그렇게 얘길 한 거예요. 평범하게 남들처럼 범죄 안 저지르고 살 수 있다면 다른 건 바라는 게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을 짓밟고 살해하고 그랬던 게 저한테 큰 울림이었던 거죠.

    ◇ 김미화> 그런 점에서 범인이든 아니든 정말 우리는 과연 평범하게 살아가는 걸까. 생각해보게 돼요. 표 박사님도 어떻게 보면 수평으로 가다가 큰 산을 만나고 그 산에서부터 다시 먼 곳을 바라보는 과정이 있었잖아요.

    ◆ 표창원> 그런데 저는 워낙 범죄를 20대 초반부터 많이 접하다보니까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결심을 많이 하고 살았어요. 그래서 외부적으로는 제가 엄청난 고비를 겪고 변화를 겪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의, 제 사람은 대단히 평범하고 단순합니다. 똑같습니다. 계속, 저는 웬만하면 술자리, 회식자리 잘 안 가고요. 사람들과 불필요하게 어울리지 않거든요. 시간만 있으면 가정으로 갑니다. 가족하고 지내고 서로 대화하고 놀고 영화 보고 음악 듣고 아이들하고 이야기하고. 그 삶은 계속 변화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사직서를 내고 뭘 하든 그 외부에서 하는 활동의 내면에는 내가 모든 걸 다 잃어도 나한테는 돌아갈 가족이 있다.

    그래서 저는 무서운 것도 없고 두려운 것도 없고 그렇습니다.

    ◇ 김미화> 아까 우리가 자베르 얘기도 했지만 레미제라블 보면서 정의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런데 지금 표 박사님께서 정의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강의하시죠? 어때요? 몇 번 하셨어요?

    ◆ 표창원> 두 번 했고요. 1월에 대구, 2월에 부산, 그리고 3월에 홍콩 갑니다. 홍콩과학기술대에 계신 교수님과 학생들이, 우리 한국 유학생이 홍콩에 400분 계신다고 해요. 그분들이 요청하셔서요.

    ◇ 김미화> 강의 들으시는 분들이 어떻게 들으세요?

    ◆ 표창원> 제가 강의할 때마다 생중계되거든요. 인터넷 상에서. 그래서 똑같은 강의를 반복하면 안 되죠. 그 지역에 맞게, 특색 있는 내용과 사건을 섞어서 말씀드리거든요. 물론 중심 테마는 같지만. 반응은 아직 참 좋습니다. 격려해주시느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단순하게 생각했던 정의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정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내 주변에 있었던 것이었구나. 그리고 2012년 대선에 대해서도 얘길 하거든요. 1번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과 2번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 사이에서 대선 결과를 두고 한쪽에서는 정의가 승리했다, 한쪽에서는 정의가 패배했다. 저는 정의의 승리나 불의의 승리나 이런 쪽이 아니라 두 정의의 경쟁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결과는 언제나 정의롭다. 절차만 공정하다면. 절차의 공정만 확립된다면 누가 당선되느냐에 그렇게 슬퍼하고 자괴감 느낄 필요가 없다고 주로 말씀드리죠.

    ◇ 김미화> 저는 정의를 모르겠어요. 성도씨는요?

    ◇ 박성도> 그렇죠. 살면서 정의를 교과서에서 보지 우리가 친구들끼리 만나서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에 대해 생각할 기회는 없거든요.

    ◇ 김미화> 얼마 전에 고교생 44%인가요, 10억이 생긴다면 1년 동안 감방 가있을 용의가 있다.

    ◆ 표창원> 바로 그거죠. 정의라는 건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옳은 것이죠. 그런데 그 옳은 것이 때론 혼잡해보이기도 하고 복잡해보이기도 하거든요. 조금 전에 김미화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고등학생의 이야기는 아리스토텔레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반적 정의라고 하는데요. 사람들이 살아나가면서 선택이나 행동에 대한 기준을 옳고 그르냐에 두느냐 아니면 나에게 이롭냐 불리하냐에 두느냐.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난 수십 년 간 고도성장, 공교육의 붕괴, 사회적 가치의 상실. 이런 현상을 거치면서 언제부턴가 옳고 그름은 교과서 내에서만 있고 나에게 이롭냐 불리하냐 이것이 판단과 선택의 기준이라 생각하고 살아온 것 같아요. 부모님도 아이들보고 지하철이나 버스타시면 ''''뛰어가 앉아''''하거든요. 그것보다는 저 자리는 우리보다 더 몸이 불편한 노인분이나 장애가 있으신 분이나 임신하신 분이 계시면 양보하는 게 옳은 것이라고 이야기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고등학생들에게 설문조사하니까 44%가 주저 없이 10억 정도 되는 돈이면 교도소 갔다 오지 뭐. 이렇게 되는 거죠.

    ◇ 김미화> 젊은 친구들도 요즘 힘들잖아요. 힘들면 앉아도 되지만 일단 앉기 전에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은 없는지 살펴보고 앉는 여유. 참 좋은 말씀이시네요. 표 박사님께서 가장 존경하는 보수주의자, 진보주의자 한 분씩을 꼽으신다면요?

    ◆ 표창원> 보수주의자 중에는 현존하는 분들은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제외하고요. 제가 좋아하는 인물은 도산 안창호 선생님. 스스로가 온 인생을 통해서 보여주셨던, 교육과 민족혼의 개선을 통해서 독립을 이루겠다는 분 너무나도 존경하고요. 진보주의자 중에는 <보수의 품격="">이라는 책에도 썼지만 체 게바라 라는 혁명가. 왜냐면 북쪽에 있는 김씨 왕조와 달리 혁명에 모든 걸 바치고 혁명이 성공했을 때 홀연히 떠나버립니다. 혁명의 성과를 자신이 갖지 않는 거죠. 그것이 진정한 진보주의자 아닐까. 진보주의자를 표방하면서 자기가 이득을 챙기고 보수의 이득, 이익, 잘나고 성과 올리고. 이런 것까지 흉내 내려는 모습은 진보주의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 김미화> 성도씨 책에 바라, <보수의 품격="">에 써있다. 안 웃네. 웃기려고 했는데. (웃음) 죄송합니다, 여러분. 제가 코미디 안 한 지 오래 돼서요. (웃음) 박근혜 정부에서 유쾌하게 사는 법, 책에도 쓰셨어요?

    ◆ 표창원> 네.

    ◇ 김미화> 어떻게 사는 게 유쾌하게 사는 건지.

    ◆ 표창원> 일단 너무 거부하고 미워하고 비난하지 말자는 거죠. 일단 정부 출범했고요. 5년 간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의 발전과 변화, 그리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 참여해주셔야 합니다. 정책이나 의견을 표시하시고 그 다음에 건전한 비판, 그리고 준비. 앞으로 5년 금방 지나가거든요. 다음 선거가 왔을 때 본인들이 원하시는 분이 당선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유쾌하게 사는 법이죠.

    ◇ 김미화> 표창원 박사님은 그동안 <사건분석>으로 저희 프로그램에 함께 해주셨는데 오늘이 마지막 시간이고요.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특별히 박성도씨가 표창원 박사님을 위해서 노래 한 곡 들려 드리면서 이 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박성도> 제가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불러드릴 텐데요. 교수님이 처음에 말씀을 하시게 된 계기가 말이 안 되는데 해서 말씀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 표창원> 저도 개인적으로 감사드립니다. <김미화의 여러분="">제작진, 청취자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 김미화> 고맙습니다.

    CBS <김미화의 여러분=""> 프로그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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