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이번엔 정홍원 국무총리가 돌출발언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도발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정 총리가 "대화 제의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반대의사를 밝힌 것.
정 총리는 12일 출입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지금 현재 우리 입장에서는 주먹을 쓰겠다고 하는 사람 앞에서는 그 주먹이 소용없다고 느끼게 해야지 그런 사람에게 사과나 대화를 하자는 것은 오히려 더 (상황을)악화시킨다고 본다"고 밝혔다.
같은시각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원외당협위원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개성공단 문제 등 현안이 많은데 북한과 만나서 ''도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어서 들어봐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다시한번 대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데 총리가 나서 ''상황 악화''를 언급하며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보위기 상황에서 대북메시지가 갈지(之)자 행보를 하고 있는 것.
여기다 이같은 상황은 연이틀 계속되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전날 "개성공단 정상화는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 북측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류 장관은 그러나 "대화 제의냐"는 질문에 "대화 제의라기보다는 현재 개성공단 문제, 북한의 가중되는 위협적인 행동 등 이런 모든 문제들을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역시 대변인을 통해 "대화 제의가 아니다"라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불과 몇시간 뒤에 박 대통령은 국회 외통위·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만나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며 류 장관의 성명이 바로 ''대화 제의''라고 이를 바로잡았다.
이같은 상황을 단순한 미스커뮤니케이션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는 한반도 안보위기와 직결된 대북메시지이기 때문이다. [BestNocut_R]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원 보이스''(하나의 목소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안보위기를 타개해 보려는 대통령의 의중을 정부 최고위층 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