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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1.8㎓ 대역 주파수 할당을 놓고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1.8㎓와 2.6㎓ 대역 중 4개 블록 주파수를 오는 8월까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용으로 이통사들에게 추가 할당할 예정인 가운데 ''황금주파수''를 잡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하다.
특히 15일에는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취임한 후 첫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이를 앞두고 이통3사가 자신들의 입장을 최대한 알리며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현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첨예하게 맞서는 부분은 KT가 사용 중인 1.8㎓ 대역에 있는 15㎒ 블록을 정부의 주파수 할당 대상에 포함시킬 지 여부다.
KT가 해당 구간을 할당받으면 기존 20㎒ 대역폭을 포함해 총 35㎒ 대역폭을 확보하게 된다.
이럴 경우 경쟁사들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광대역화''에 바로 성공할 수 있다.
광대역화를 위해 큰 돈을 투자해온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그간의 투자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어서 KT에 1.8㎓ 인접 대역을 할당하는 것 자체를 공동으로 반대하고 있다.
KT가 인접채널권을 쉽게 확보해 광대역화되면 70%가 넘는 통신 가입자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게되기 때문에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은 "KT에 1.8㎓ 인접 대역을 할당하는 것은 단기간에 서울만이라도 세계최고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국토발전 원칙이 지역 균형발전인 것처럼 주파수 정책도 통신산업 균형발전과 국민 전체에 대한 효용 극대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TE 2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도 "KT가 손쉽게 광대역화하면 시장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결국 소비자 선택권만 제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주장에 대해 KT는 ''재벌의 꼼수''라는 다소 격한 표현까지 쓰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KT는 "경쟁사가 공정 경쟁을 이유로 1.8㎓ 인접대역을 주파수 할당에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며 "이는 재벌 기업이 시장독식을 위해 KT를 모바일 사업에서 몰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특혜는 오히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입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KT는 "SK텔레콤은 지난 2002년 신세기통신과 합병하면서 2G용 800MHz 주파수를 10년 넘게 독점했고, 2010년에는 인접대역을 추가로 확보해 2.1GHz 대역에서 전세계 유일하게 연속된 60MHz 폭을 보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BestNocut_R]
KT는 또 "LG유플러스도 지난 2006년에 2.1GHz 대역 이용을 스스로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 타사 참여가 배제된 채 단독으로 2.1GHz를 다시 확보했다"며 "특혜를 받은 것은 오히려 경쟁사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KT가 1.8㎓ 대역에서 주파수를 추가로 가져가는 것은 한 사람은 출발선에, 다른 사람은 90m 앞에서 출발하는 게임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KT의 주파수 정책 실패를 직접 언급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달리 900MHz 대역 보조망을 활용하지 못해 주파수 고사 위기에 몰렸다는 KT의 주장은 전적으로 KT의 준비부족과 주파수 전략 실패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KT는 ''재벌의 꼼수''라는 말로 (경쟁사를) 비난하지 말고 스스로 기업의 기본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