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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 씨의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당국의 검증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씨가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이용한 아랍은행 서울 지점으로부터 전씨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이 넘겨받은 자료는 전씨가 이 지점을 통해 해외로 돈을 송금하면서 작성한 자금출처확인서, 사용처 등이다.
금감원은 전씨의 송금 내역과 자금의 출처, 당초 신고한 내용과 사용처가 일치하는 지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전씨가 전두환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이 은행을 통해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로 빼돌렸다면 돈의 용도를 허위 기재하는 등의 편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분석을 통해 수상한 돈의 흐름이 포착되면 서울지점을 상대로 공식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싱가포르 지점에 대해서도 전씨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수상한 돈의 흐름이 포착된다면 전씨 비자금 유입 의혹에 대한 검증작업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그러나 전씨가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에서 주장한 것처럼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던 돈을 싱가포르 지점 계좌로 옮겼을 경우에는 파악이 불가능하다.
전씨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1989년 미국 유학생활을 일시 중지하고 귀국할 당시 가지고 있던 학비, 생활비 등을 관련 은행의 권유에 따라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내 재산을 외국으로 반출한 사실도 없고 현재 외국에 보유 중인 금융자산은 전혀 없다"며 부친과 전혀 관련이 없고, 탈세나 재산은닉을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 분석 결과 탈세, 비자금은닉 등의 소지가 발견되면 국세청과 검찰에 통보돼 조사에 나서게 된다.
[BestNocut_R]국세청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전씨와 전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의 과세 자료를 정밀 분석하며 미심쩍은 돈의 흐름을 찾아내고 있다. 특히 뉴스타파가 공개한 해외 계좌와 국내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페이퍼컴퍼니 설립 직후의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국세청은 올 초 시공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해 관련 자료가 그만큼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내부분석과 금감원 등의 검증작업을 지켜보면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전씨의 계좌에 대해 싱가포르에 정보제공을 요청할 방침이다. 싱가포르와는 조세협약이 체결돼 있어 적어도 뉴스타파가 공개한 계좌만큼은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