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경찰서는 중국 현지 조직과 연계해 전화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로
수억 원을 챙긴 혐의로 국내총책인 지모(34) 씨 등 7명을 구속하고, 통장인출책인 조모(32)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자신의 통장을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빌려준 김모(45) 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김모(34) 씨 등 달아난 통장 인출책 3명을 추적하고 있다.
지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석달여에 걸쳐 대출이나 조건만남을 빙자한 전화사기로 모두 356 명으로부터 6억 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총책인 지 씨는 돈이 궁한 동네 선후배들에게 쉽게 돈을 벌수 있다며 보이스피싱 사기에 동참할 것을 제안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신의 조직원 가운데 권모 (20) 씨 등 2명을 중국인 조직원과 동행시켜 중국 대련과 연길로 보낸뒤, 현지 조직의 사무실에서 합숙생활을 하며 전화사기 교육을 받도록 해 보이스피싱에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현지에서 전화대출 사기 요령을 교육받은 권 씨 등은 이후 한달여 동안 중국에 머물며 국내로 무작위 전화를 걸어 사기행각을 일삼았다.
이들은 서민금융 지원기관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도와줄 것처럼 속이고 3개월치 대출납입금을 선입금 해달라거나, 여성과의 성매매 등 조건만남을 주선하는 것 처럼 속여 전화사기를 저질렀다.
이밖에도 대출을 핑계로 100만 원 상당의 보증서 발급비가 필요하다고 속이는가 하면,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환불을 요구하는 조건만남 의뢰자에게는 전산오류가 났으니 현금을 추가로 입금하면 환불조치를 취하겠다고 속이는 등 다양한 사기 수법을 동원했다.
조모 씨 등 현금 인출책들은 인출금액의 3~5%를 받는 조건으로 고속버스나 KTX를 통해 전달받은 현금카드와 통장을 갖고 한적한 은행 주변에 대기하다가 중국조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보이스피싱으로 입금된 돈을 찾아 중국으로 송금해줬다.
한편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하는 대포통장을 과거에는 돈을 주고 직접 사들였지만, 최근에는 "통장과 현금카드를 보내면 은행거래실적을 만들어 대출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대출 희망자들로부터 통장을 가로채고 있다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