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이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상의를벗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윤성호 기자 cybercoc1@cbs.co.kr)
"장가가기 전에 좋은 추억을 갖고 갑니다"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이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구자철은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3에서 후반 멋진 중거리슛과 결혼을 주제로 한 재치있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구자철은 후반 자신이 직접 골을 터뜨린 후 자신과 마찬가지로 22일 결혼식을 올리는 팀 챌린지의 김재성과 함께 식장에 입장하는듯한 세리머니를 연출했다. 또 공을 부케 삼아 다음 달 결혼하는 '절친' 기성용에게 던져 세리머니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조금은 쑥스러울 수도 있는 수상이다. 구자철은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라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 올스타가 맞붙는 올스타전 출전 자격이 없다. 그러나 해외파 선수들을 챌린지 올스타 소속에 포함시키면서 별들의 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다음은 올스타전 MVP로 선정된 구자철과의 일문일답.
- MVP 수상 소감은
"4년동안 K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곳곳에 빈 관중석을 보면서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MVP를 받아서 기분좋고 폭죽까지 터뜨려 주셔서 장가가기 전 좋은 추억을 갖고 간다"
- 세리머니는 어떻게 준비했나
"연습 때 누군가가 의견을 냈는데 나나 (김)재성이 형이나 성용이나 특별한 거부감없이 충분히 팬 즐거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한번의 연습 끝에 하게됐다. 전반에 골이 안들어가서 세리머니를 못할까봐 노심초사했는데 골을 넣어 다행이다. 모두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 교체 투입될 때 주장 완장을 안차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해외파 출신으로서 MVP 수상이 쑥스럽지는 않았나
"맞다. 나보다 K리그 출신 형들이 찼으면 하는 바람에 거부했던 것이다. 배려해주셔서 오랜만에 주장 완장을 찼다. MVP는 저한테 주신 상이니까 감사히 받았다. K리그를 사랑하는 한명의 선수로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위해 나왔기 때문에 상금은 좋은 곳에 쓰고싶다"
- 아쉬움이 많은 올스타전일 것 같다
"한국 축구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자주 하지만 올스타전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해봤다. 올해는 한국 축구 K리그의 별들이 다 모인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많이 비어 아쉬웠다. 내년에는 준비 더 잘해서 빈 곳이 없도록 되기를 바란다"
기성용이 구자철이 던진 부케를 뜻하는 공을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사진=노컷뉴스 윤성호 기자 cybercoc1@cbs.co.kr)
- 훗날 K리그로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은 변함없나
"물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에서 더 발전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한 구석에 있는 이유다. 고등학교 때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K리그에 입단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30년 전 K리그가 출범하면서 그때 출범을 이끌었던 분들 덕분에 내가 K리그에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당연히 K리그 선수로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훗날 훌륭한 선수가 되어 돌아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