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위조수표 사건에 현직 은행원이 가담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국민은행 한강로 지점 김모(42) 차장을 지난 28일 긴급 체포해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월 용의자 나경술(52)이 대리인 A 씨를 시켜 은행에서 1억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발급받을 당시, 은행원 김 씨와 여러차례 통화했으며 김 씨가 절차를 생략한 채 자신이 직접 수표를 발급해준 점으로 미뤄 김 씨가 범행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범행을 공모했을 또 다른 증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수표 감정 결과를 제시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위조된 100억원 수표에 액면 금액을 지우고 새로운 숫자를 덧입힌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며 백지 수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씨가 1억원 수표 대신 액수가 적혀 있지 않는 백지 수표를 발급해 줬을 수 있다는 것.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에 따라 김 씨가 1억원 수표 발급 당시 액수가 기재되지 않은 수표 원본을 대리인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백지 수표에 금액을 기재한 뒤 100억 원 수표의 일련 번호를 위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씨는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나 씨와 아는 사이로 통화를 한 것은 맞지만 범행과는 상관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김 씨는 나 씨에게 1억원 수표를 발급해 주고 한달 뒤인 지난 2월 다른 사건에 연루돼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공개수배된 용의자 검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