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고의 선수를 뽑아 팀을 만들기보다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창원기자
최근 한국 축구를 뒤흔든 기성용(스완지시티)의 SNS 파문의 중심에는 대표팀이 있다. 기성용이 자신의 경기 출장에 불만을 가졌고, 이 불만은 자연스레 감독을 향했다. 이는 대표팀 내 파벌 논란과 맞닿아 있다. 이른바 ‘해외파’와 ‘국내파’의 대표팀 내 갈등이다.
이는 2010남아공월드컵이 끝난 뒤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조 감독은 객관적으로 실력이 검증된 해외파 선수들을 대거 중용해 대표팀을 운용했다. 당시 일부 해외파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대표팀에서 중용되자 국내파 선수들의 의욕저하가 불가피했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결국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고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상황은 반대로 흘렀다. 최강희 감독은 이름값이 아닌 경기력으로 대표팀을 운용, 상대적으로 그 동안 중용됐던 해외파 선수들의 비중이 줄어들었고, 이 과정에서 전임 감독과 비슷한 갈등 요인을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축구 철학이 확고하게 다른 두 감독을 거치는 동안 대표팀 내 국내파와 해외파의 갈등의 골은 점차 깊어만 갔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와 아닌 선수간의 갈등도 생겨났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1년 앞으로 다가온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선임한 홍명보 감독에게는 상당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축구대표팀의 기대 이하 경기력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홍 감독에게는 대표선수간의 갈등을 막는 것이 최우선과제로 꼽힌다.
대표팀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이미 홍명보 감독이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의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그래온 것 것처럼 앞으로도 팀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어느 한 선수가 주장이 돼서 이끌기보다는 23명 모두 다 같이 주장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우리 팀의 슬로건은 원 팀(One Team), 원 스피릿(One Spirit), 원 골(One Goal)이다. 이 생각에서 벗어나는 선수는 대표팀에 들어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축구 강국과의 경기에서도 쉽게 뚫리지 않을 조직력을 만들겠다. 최고의 선수를 뽑아 팀을 만들기보다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고 강조했다.
한 팀으로서 공통된 목표를 위한 하나된 의지를 강조한 ‘한국형 축구’를 선언한 만큼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시 되는 축구대표팀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개인 기량도 중요하다. 특히 해외파의 경우 객관적으로 실력이 검증된 이들이라는 점에서 대표팀 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