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일본 열도는 이른바 '콘크리트 여고생 살인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만 15~18세 청소년들이 하교길 여고생을 납치해 40여일 동안 성폭행과 신체적 고문을 한 뒤 살해해 인근 공사장 드럼통에 넣고 콘크리트로 묻어버린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한국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져줬다.
◈ 한국판 '콘크리트 사건' 급증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났다. 콘크리트 살인사건은 더 이상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해 4월 서울 창천동에서 발생한 ‘신촌 대학생 피살사건’의 피의자인 10대 청소년들은 발버둥 치는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둔기와 흉기를 이용해 온 몸을 수십차례 찌르는 잔혹함을 보였다.
이 사건 직전에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서 발생한 ‘10대 여고생 암매장 사건’도 비슷하다.
피의자인 10대 남녀 청소년 9명은 또래 친구가 자신들을 험담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집 근처 공원에 암매장했다.
또 2011년 12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의 가해 학생들도 피해학생을 물고문하고 목에 전기줄을 감는 등의 폭행을 반복해 결국 친구를 자살로 몰고가게 했다.
2010년 6월에는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친구를 나흘 동안 감금‧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시신을 토막내 담요에 싸 돌을 매달아 한강에 버린 여중생 등 10대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만화책에서 본 범행수법을 그대로 따라했다.
◈ '희대의 살인마' 오원춘에 버금가는 10대들…10대들의 ‘엽기적인 범행’이 또 발생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력하려다 반항하자 목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집 장롱에 보관한 심모(19·무직·고교 중퇴)군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점에서 제 2의 오원춘 사건과 유사하다는 게 경찰측의 설명이다.
심 군은 모텔 화장실에서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을 무참히 훼손했다. 시신을 옮기기 쉽게 하려고 살점을 잔혹하게 도려낸 뒤 변기에 버렸다.
살과 뼈 30여 토막은 비닐봉투에 담아 자신의 집 장롱에 보관해 왔다.
더욱더 충격적인 사실은 경찰 조사 결과 범행 당시 심 군은 술을 마시지 않은 맨 정신이었다는 것.
정신과적 치료 병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 갈수록 흉포해지는 청소년 범죄…"사회 차원의 보호 시스템 갖춰야"10대들의 범죄는 날이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 게다가 재범률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과 9범 이상 청소년은 지난 2008년 953명에서 지난해에는 3,362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청소년범죄자가 제 2, 제 3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