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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의 직격탄, 친이·친박 대결구도 만드나

국회/정당

    이재오의 직격탄, 친이·친박 대결구도 만드나

    공개석상에서 "청와대, 말 아끼고 가려서 해라"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친이계 좌장'이자 '4대강 전도사'였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의 17일 발언은 청와대를 향한 직격탄이란 점에서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외견상 '친이 대 친박'이란 단순도식이 성립하는 이번 일은 향후 신·구 정권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장·감사원장의 자진 사퇴와 청와대의 '말조심'이 요구된다는 발언을 했다. 사실상 이들 3가지 요구사항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정원은 여당 지도부와 아무 상의없이 'NLL 대화록' 전문을 국회에 배포하고, "대화록 내용은 NLL 포기가 맞다"는 공식 논평을 내놓는 등 '정치 일선'에 나섰음에도 '셀프 개혁'만 주문받을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해 긍정적이던 초기 감사 결과를 뒤집고 최근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라고 유권해석했다. 청와대는 감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논평했다. 친이계 입장에서는 '감사원과 청와대의 공조'를 의심할 만한 여지가 없지 않다.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장은 몰라도 감사원장은 직무를 수행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러나는 게 옳다"고 이 의원에 동의했다. '청와대 논평' 부분에 대해서도 "최근 야당의 대선불복 논란을 포함해 청와대가 직접 정파적 대립각을 세워서는 안 된다. 대응은 당에 맡기는 게 맞다"고 수긍했다.

    이같은 상황을 놓고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 발언은 '친이계의 존재감 드러내기'의 측면이 강하다"며 "비주류로 전락했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조금 과장하자면 친이 대 친박 대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적어도 향후 친박 쪽의 힘이 빠질 때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닐까 한다"고 촌평했다.

    논리를 확장하자면 친이계 입장에서 보기에 청와대와 여권 주류의 공세가 재개되거나, 대통령 및 당의 지지도가 떨어질 경우 '친이계의 봉기'가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의원 측 인사들은 이번 일을 친이·친박 대결 구도로 볼 사안이 아니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 전직 의원은 "이 의원이 꼭 4대강 문제만 갖고 발언한 게 아니라, 국정원·감사원에 청와대까지 정쟁에 직접 나서버리면 여당의 존재감이 없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최근 사안을 기회 삼아 기다렸다는 듯 대통령을 공격한다는 것은 5선 중진이 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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