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자료사진)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핵심 비자금 관리자로 주목한 이창석씨(전두환씨 처남)가 지난 2년전 경기도 오산 양산리 일대 땅 29만평을 팔아 4,600억 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토지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인 재용씨의 땅도 포함됐다.
22일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 씨는 지난 2011년 7월까지 순차적으로 부친인 이규동 씨(전 전 대통령 장인)로부터 물려받은 오산 양산리 산 19-91 등 4개 필지를 오산 랜드마크 프로젝트㈜에 4,666억 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4개 필지의 가격은 각각 2,200억 원, 2,400억 원, 25억 원, 41억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런 사실은 이 씨가 외부로 알리기를 극히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오산 세마지구에 총 2938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을 맡은 오산랜드마크는 이씨와 오랜기간 친분을 쌓은 늘푸른오스카빌 전 사장인 박정수씨가 꾸린 '특수목적회사'(SPC)다.
오산 땅 내막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는 한 인사는 "늘푸른오스카빌의 박 전 사장이 '내가 이창석씨 비자금을 관리해주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CBS노컷뉴스는 박 씨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씨는 오산 양산리 일대 땅을 관리하면서 주인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부동산신탁 회사에 맡겨 왔으며, 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 씨에게 14만평 규모를 시세인 400억 원에 훨씬 못미치는 28억 원에 팔아 의혹을 사기도 했다.
검찰은 이 씨가 부친에게 물려받았다는 오산의 땅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매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우선 이 씨가 땅의 일부를 재용 씨에게 매각했다고 했지만, 등기상 소유권 이전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일상적인 거래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법상으로 매매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땅을 매각한 후 얼마나 재용 씨에게 돈이 흘러갔을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재용 씨가 해당 토지에 대한 잔금(340억 원)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2008년 말 늘푸른오스카빌의 용인 동천동 땅에 840억 원의 수익권을 설정한 정황으로 봤을때 오산 땅 매각때 이정도 이상의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용 씨는 동천동 땅이 작년 9월에 팔려 수익권 설정을 풀어줬는데, 이는 재용 씨가 현금 또는 이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제공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 회사 고위 관계자는 "수익권 설정은 은행이 근저당을 설정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이를 해제했다는 것은 돈이든, 다른 사업권이나 담보든 뭔가를 받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씨는 각종재산을 전씨 일가에게 무상으로 증여하거나 헐값에 넘기는 방법으로 전 전 대통령의 자녀 등에게 재산을 이전시킨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