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정 모두투어 사장
지난해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수는 약 110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방한 외국인 중 절반이 넘는 56%정도가 일본인과 중국인이며, 아시아계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80%에 달한다.
최근 한류(韓流)의 인기로 인해 관련된 상품이나 관광지가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많이 가는 곳은 경복궁을 비롯해 사찰이나 왕릉 등 한국 고유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 중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 중 하나가 숭례문(崇禮門)이다. 1395년 착공해 1398년에 완공됐다. 서울 도성의 남쪽정문으로 세워져 남대문이라 불린다. 숭례문의 처마 밑을 보게 되면 무지개 색으로 화려화게 꾸며져 있는 것이 단청(丹淸)이다. 단청은 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그려서 아름답고 장엄하게 장식한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단청을 민가에서는 쓰지 않고, 권위건축에서 많이 사용됐다. 왕들이 머무는 궁궐, 부처님을 모시는 절, 죽은 사람을 모시는 사당 등이 그것이다.
단확·단벽·단록·진채·당채·오채·화채·단칠이라고도 한다. 기본적으로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5가지 색을 사용해 건축물에 무늬와 그림을 그려 넣는다. 건축물이나 기물 등을 장기적으로 보존하고, 재질의 조악성을 은폐하는 한편, 그 대상물이 지닌 특수성과 위계성을 강조하고 통일성과 다양성을 주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석조건축물을 장엄하게 하거나 조상·공예품 등에 그림을 그리고 채색해 장식하는 서·회·화 등을 총칭하는 말이기도 한다.
단청의 색조는 역사적으로 민족적 생활감정과 기호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단청장식의 색조는 시대성을 반영하고, 표현수단 및 방법에 있어서 특수성, 독자성을 가지고 있었다. 말하자면, 고구려 고분의 벽화에 나타난 다양한 색채는 당시 선조들의 색채에 대한 감각이 세밀함을 말해 준다. 쌍영총과 안악 제2호분 벽화에 나타나는 전각도 기둥의 무늬와 같은 것은 색체를 규칙적으로 반복 나열하는 형식으로 색조적 율동을 나타냈고 장식도안의 구사 역시 선명하다.
고려시대 건축물로서 현재까지 남아 있어 단청 유구를 볼 수 있는 것은 영주 부석사조사당,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예산 수덕사 대웅전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수덕사 대웅전에서는 건립 당시에 그려졌던 벽화를 비롯해 단청의 흔적이 발견되는데, 채색과 선이 밝고 부드러우며 명랑한 것이 삼국시대의 의장적 전통을 엿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우리나라의 단청은 더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변화해 왔다. 조선시대 단청의 일반적인 특성은 단청의 단위무늬의 구성과 장식구성이 매우 복잡해지고 다채로운 색조의 대비가 화려해졌다. 다시 말해, 무늬의 구성형식이 세련되고 색조가 매우 표현적 성격을 띠게 됐다.
이런 단청은 대한민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중국의 단청은 직접 건축물에 그림이나 무늬를 그려 넣는 것이 아니라 종이에 그려 붙이는 방식이다. 일본은 목조건축물이 상당히 잘 발달되었으나, 단청은 발달되지 못해 단순한 채색으로 마무리 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렇듯 건축물에 화려한 무늬와 모양을 직접 채색하는 방식은 대한민국의 고전 건축물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에는 우리만이 가진 문화와 특징, 그리고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가 먼저 이해하고, 세계에 그 매력을 발산시킨다면 1100만 명의 외래관광객 시대를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관광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