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분위기가 좋으니 어떠한 상황도 용서가 될 수 있나 보다. LA 다저스와 '쿠바산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 얘기다.
다저스는 25일(한국 시각) 캐나다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9회초 2사에서 3-3 극적인 동점을 만든 데 이어 연장 10회 대거 5득점하며 8-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푸이그가 극적인 드라마의 발판을 놨다. 푸이그는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사에서 안드레 이디어의 중전 안타 때 홈까지 쇄도, 천금의 동점 득점을 올렸다.
투 아웃이라 스타트를 빨리 끊은 데다 상대 중견수 콜비 라스무스가 예상 외로 크게 튀긴 공을 머리 뒤로 넘기는 실책까지 겹쳤다. 푸이그의 무시무시한 주력도 홈 쇄도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살짝' 오버런에 대한 의심도 없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도 다저스 경기 기사를 전하면서 이 부분을 주목했다.
과연 푸이그가 라스무스의 실책을 보고 홈까지 뛰었느냐 하는 점이다. 자칫 아웃이 됐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 혈기와 엄청난 운동 능력의 푸이그는 종종 공격적이다 못해 다소 무리한 주루 플레이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경기 후 푸이그는 일단 "나는 3루 주루코치의 사인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고 잡아뗐다. 그러나 돈 매팅리 감독은 이에 대해 "그건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수비가 됐다면 푸이그가 홈에서 살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야심차게 달리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증은 가지만 이겼으니 웃으며 넘어가는 듯한 뉘앙스다.
동점의 발판을 놓은 안타를 때린 이디어는 당시 상황에 대해 "행운의 바운드였다"면서 "그리고 운이 좋게도 누상에 '미친 다리'(Crazy Legs)가 있었다"고 말했다. 'Crazy Legs'는 미식축구 전설의 리시버 고(故) 엘로이 허쉬의 별명으로 푸이그가 그만큼 빨랐다는 뜻이다.
이날 푸이그는 동점 득점에 이어 연장 10회 마크 엘리스의 결승 2점포에 이어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앞선 5경기에서 17타수 3안타로 부진했지만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모처럼 활약했다. 어쨌든 미워할 수 없는 야생마 푸이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