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록(가운데)과 하대성(왼쪽), 고요한(오른쪽)은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처음 치른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송은석 기자
‘홍명보호’의 출범 첫 승은 또 다시 무산됐다. 하지만 13년만에 A매치가 열린 잠실벌을 수 놓은 ‘서울 삼총사’가 축구 팬을 설레게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마지막 경기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앞선 호주, 중국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던 홍명보호는 출범 후 첫 득점과 실점을 모두 기록했지만 기대했던 승리까지는 닿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FC서울 소속 3명의 선수가 나란히 선발 출전해 확실한 기량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홍명보호 1기’ 주장이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하대성은 4명의 수비수에 앞서 상대 공격을 일찌감치 저지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경기 초반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외모만큼이나 거친 그의 경기 스타일은 변함이 없었다.
3명의 미드필더 가운데 오른쪽 측면을 담당했던 고요한도 기대에 부응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경기 초반부터 상대 수비수와의 과감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는 빠른 발을 앞세워 후반 44분 교체될 때까지 일본의 왼쪽 수비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홍명보호의 서울 삼총사 가운데 단연 돋보인 이는 동점골의 주인공인 왼쪽 날개 윤일록이다.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함께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대회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윤일록은 0-1로 뒤진 후반 33분에 멋진 동점골을 터뜨려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은 4만7258명의 축구팬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며 이미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선택을 받는데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한풀이라도 하듯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주축 선수들이 제외된 채 순수하게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만 자신의 첫 번째 대표팀을 구성한 홍명보 감독에게 이들 3명의 활약은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서울 삼총사'가 축구대표팀의 주전이 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붙박이로 활약했던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청용(볼턴),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레버쿠젠) 등 쟁쟁한 해외파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