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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자전거도로 이번엔 '안전불감증'

    붕괴된 춘천 북한강 자전거도로 '통행제한 미흡'

    26일 한 자전거 이용자가 붕괴된 북한강 자전거도로 앞에 멈춰서 있다.

     

    지난 26일 오후 춘천시 서면 북한강 자전거도로. 자전거를 타고 가던 60대 남성이 갑자기 멈춰섰다. 집중호우시 급류에 유실된 도로가 막아섰기 때문이다.

    오른쪽은 인도가 없는 편도 1차선 도로에다 허리 높이 가드레일까지 막아선 상황. 남성은 결국 자전거를 둘러매고 가까스로 매달려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로 걸음을 옮겼다.

    '어디로 가야하나' 29일 한 자전거 이용자가 북한강 자전거도로로 진입해 달려오다 붕괴지점 앞에서 난감해하고 있다.

     

    29일 오후 역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30도를 넘는 무더위에 짐을 싣고 의암댐 방향으로 향하던 자전거 1대도 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 한참을 서성이던 자전거는 결국 달려온 길을 되돌아 상류로 향했다.

    같은 시각 의암댐 인근에서는 곧 나타날 자전거도로 붕괴 구간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린 아들과 아버지가 자전거를 몰고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4대강 자전거도로 가운데 하나인 춘천 북한강 자전거도로가 부실공사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붕괴 사고 사후 관리에 안전불감증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토부가 조성하고 춘천시가 관리하고 있는 북한강 자전거도로는 지난 11일부터 이어진 춘천지역 집중호우시 급류로 3곳이 붕괴됐다. 하지만 춘천시가 자전거 이용자들의 통행을 제한하는 시설은 북한강 상류지역인 춘천시 서면의 신매대교와 의암댐 인근 자전거도로 시점에 설치한 표지판이 전부다.

    표지판에는 신매대교-의암댐 구간 전부를 통제한다고 명시했지만 표지판 사진에는 붕괴지점 옆에 '통제구역'이라고 표시해 자전거 이용자들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었다.

    신매대교에서 만난 정규준(64)씨는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출발해 위로 올라왔는데 도로 상태도 괜찮고 통제시설도 없었다"며 "붕괴지점만 통제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전거 이용자들은 도로 붕괴지점에 도달하고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다.

    통제시설은 안내입간판이 전부. 자전거 이용자들은 곳곳이 붕괴된 자전거도로를 평소처럼 이용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의암댐 방향으로 2km가량 이동하다 붕괴지점을 만난 권영선(61.춘천시 퇴계동)씨는 "진입하는 곳부터 막아놓지 않고 그러니까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중간까지 왔는데 되돌아갈 수도 없고 옆은 가드레일에 막혀있어 차도로 나갈 수도 없고 낭패"라고 말했다.

    붕괴지점 앞에 그나마 장애물이 설치됐지만 일부 구간에는 자전거와 이용자가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그대로 방치돼 '곡예 이동'을 부추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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