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SMP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현장 물탱크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초 물탱크가 파손된 곳이 하단 부분으로 기정 사실화 되면서, 경찰은 물탱크 하단 공사에 대한 부실 여부에 집중 수사하고 있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30일 국립과학수사원과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SMP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했다.
국과수는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 마자 최초 물탱크가 파손된 곳으로 추정되는 하단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높이 17 m의 물통 모양의 물탱크는 가로 1.5 m, 세로 1 m 크기의 탄소강 재질의 철판을 볼트로 조이면서 잇대어져 있다.
보통 한 단에 20개의 철판이며, 16개 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 기초 위에 세워진 물탱크는 하단 부분 2~3미터 높이의 철판 잔해만 남겨두고, 찢겨진채 쓰러진 것.
물을 순차적으로 채워 나갈수록 하단 부분이 무게나 압력을 가장 많이 받게 되는데 이를 견디지 못해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1,400 t급 물탱크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1,300 t 가량 물이 찼을 때 사고가 발생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해준다.
때문에 국과수는 물탱크 하단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 설계도면 대로 적정한 재질의 철판과 볼트를 가지고 공사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물탱크 시험 당시 물이 새는 곳을 보완하기 위해 작업자가 무리하게 볼트를 조이다가 파손되지는 않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더 나아가 경찰은 볼트를 조이는 작업 과정에서 미숙련자가 아닌 정식 작업자가 제대로 참여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물탱크 제작업체인 다우테크와 볼트 제작업체에 대한 위법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주로 공사 과정에서 다른 재질의 철판이나 볼트를 사용했는지, 그리고 물탱크에 들어간 일반 볼트와 고장력 볼트가 서로 바뀌어 조립되지는 않았는지 등이다.
특히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12 mm 볼트에 집중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 부러진 볼트가 다수 발견된데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볼트의 인장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수거한 볼트의 시험을 의뢰한 상태다.
현재 물탱크 볼트를 제작한 경기도의 한 업체에서 새 볼트 제품을 확보했으며, 조만간 성능을 시험하기로 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사고 현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다음달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별근로감독은 재해사고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법을 위반한 업체를 즉시 입건해 조사를 벌이는 것이다.
앞서 시공사 삼성엔지니어링은 물탱크에 사용된 볼트에 대한 사전 품질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철판에 대한 품질검사는 진행됐지만, 볼트와 관련해서는 품질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엔지니어링측 관계자는 "물탱크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다우테크가 맡고 있으며, 철판 조립에 사용된 볼트는 다우테크에서 특허를 받은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또 "볼트를 사용하는 공법이 전문적이기 때문에 특허기술 유출 등의 문제로 사전에 볼트에 대한 품질검사를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의 합작법인인 SMP는 태양광 발전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5시30분쯤이 공사장에 설치된 높이 17 m의 물탱크가 터져 쓰러지면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1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