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드 하다디는 역시 높았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이란에 비록 졌지만 한국 남자농구는 희망을 발견했다. 차세대 센터 이종현(19, 206cm)이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종현은 2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의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개최된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이란과의 조별예선 경기에서 18분52초동안 코트를 누벼 8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쿼터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이종현은 이란의 높이에 당당하게 맞섰다. 투입 2분만에 김선형의 날카로운 컷인 패스를 받아 득점을 만들어내며 자신감을 뽐냈다.
이후 자신보다 12cm가 큰 이란의 센터 하다디와 경합해 두 차례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종현이 '골리앗'을 상대로 리바운드를 따낼 때마다 관중석에서 큰 함성이 터졌다.
이종현은 자신있게 코트를 누볐다. 이후에도 깔끔한 리버스 레이업, 중거리슛 등을 성공시키며 이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이종현은 경기가 끝난 뒤 "초반에 잘한 걸 마지막에 까먹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종현은 8점 4리바운드를 모두 2쿼터 때 기록했다. 이후에는 체력이 떨어져 고전했다.
이종현은 "초반에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후반에 체력이 너무 떨어져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며 아쉬워 했다.
고려대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종현은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대학리그 경기를 치르다 안와 골절을 당했다. 19세 이하 대표팀에서 하차했고 윌리엄존스컵 대회에서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본 대회를 앞두고 연습경기를 치를 때는 얼굴에 보호 마스크를 써야했다.
이종현은 필리핀에 입성한 뒤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회복이 됐을 뿐만 아니라 골밑에서 과감하게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몸싸움이 많은 장신선수에게 골절 부상은 플레이를 소극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국전과 이란전에서 그런 모습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