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윤성호 기자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를 맞아 정 회장을 기리는 구두 친서를 현정은 회장에 전달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3일 오후 북한 금강산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고성 동해선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현 회장은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북한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정몽헌 전 회장을 추모하는 김정은 제1비서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김정은 제1비서가 구두친서에서 '정몽헌 전 회장의 명복을 빌며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정몽헌 회장의 가족과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제1비서가 전달한 구두친서에는 최근 남북관계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현 회장은 "이날 행사에는 북측의 아태평화위에서 약 20여명이 참석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북측은 아태평화위 명의의 조화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얘기는 없었으며 호텔 등 관광시설을 둘러본 결과 외관상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방북한 뒤 금강산에서 추모식을 갖고 오후 4시10분쯤 돌아왔다.
한편, 북한은 현대그룹 정몽헌 전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정 전 회장을 "민족을 위해 헌신한 애국인사"로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통일애국의 길에 빛나는 절세위인의 동포애'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위한 길에 생의 흔적을 남긴 애국인사들이 수없이 기록돼 있다"며 "정 전회장도 그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김정일 위원장이 정몽헌 회장의 유가족들에게 아까운 사람이 갔다고 위로의 말을 보내고 애국의 넋이 깃든 금강산에 그의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행사를 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평통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한번 주신 믿음을 끝까지 변치 않으시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위원장이 현대그룹과 한번 맺은 인연을 귀중히 여기고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에게 안겨준 사랑과 믿음을 그대로 정주영의 아들인 정몽헌과 그 일가에게 안겨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