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원전 부품 납품 주선과 인사청탁 등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명박 정권 시절 정부여당의 당직자를 체포했다.
MB정권 핵심인맥인 영포라인 출신 원전비리 브로커가 구속된데 이어 정치권 인사까지 체포되면서 원전비리 사건이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 (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이모(51) 전 감사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3일 같은 혐의로 구속된 '영포라인'의 원전 부품 업체 J사 부사장 오모(55)씨와 함께 다수의 원전부품 업체 등으로부터 편의제공과 인사청탁을 대가로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노동분과 부위원장을 역임한 뒤 서울시의원을 지냈고, 2009년 그랜드코리아레져(GKL) 감사에 임명됐다.
이 씨는 또 MB 정권 시절 '왕차관' 불릴 정도로 실세였던 박영준 (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직계 라인으로 분류될 정도로 박 전 차관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대통령과 중학교 동문인 오 씨가 박 전 차관을 등에 업은 이 씨와 결탁해 원전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종신 (58) 전 한수원 사장에게 금품을 건넨 국내 굴지의 수(水) 처리 설비 업체인 H사가 수백억 원의 특혜성 정책자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이 씨와 오 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H사는 지난 2010년 8월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신성장 동력 육성펀드 1호로 정책자금 642억 원을 지원 받았다.
당시 사모펀드가 전체 조성액의 40% 가량을 특정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정권 실세 개입설 등이 나돌았다.
정치권과 검찰 안팎에서는 중소기업인 H사가 중견기업에 지원되는 이 펀드의 지원대상이 아니었지만 이 씨와 오 씨가 영포라인과 정권 최고위층을 통해 특혜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또 H사 등 일부 원전 부품 업체의 해외 원전 수출 참여에도 이 씨와 오 씨가 개입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씨의 구속 여부는 5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