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설국열차' 폭발적 흥행이유...장기흥행 전망은?

영화

    '설국열차' 폭발적 흥행이유...장기흥행 전망은?

    "이야깃거리 생산, 한동안 적수없어 분위기 지속될 것"

    설국열차 캐릭터 포스터

     

    봉준호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설국열차'가 역대 한국영화 가운데 최단 기간(개봉 5일만)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빠른 흥행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6일, '7번방의 선물'보다 5일 빠른 속도다. 개봉 3일째인 2일 금요일에는 하루 동안 63만 명을 모으며, 역대 최고 평일 스코어를 경신하기도 했다.

    설국열차가 이처럼 놀라운 흥행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설국열차는 한여름에 보기에 가벼운 영화도 아니고, 보편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도 아니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녹아있는 이 영화를 둘러싸고 나오는 이야기는 계급투쟁·혁명·생존의 메시지 등이다.

    개봉 10일전 이례적으로 예매율 1위를 하며 흥행을 예고했으나 언론시사 이후 이러한 부분이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개봉 이후 성적은 투자배급사인 CJ이앤엠도 놀랄 정도였다.

    CJ이앤엠 관계자는 5일 노컷뉴스에 "개봉 첫 주 기대이상으로 성적이 잘 나왔다"며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도둑들'보다 빠른 속도라 놀랍다. 좌석점유율 또한 올해 최고다. 이번 주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이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스타감독 봉준호의 유명세에 글로벌 프로젝트로 화제몰이

    설국열차가 이처럼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배경에는 봉준호 감독의 이름값이 크게 작용했다. 봉감독은 올 초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가 조사한 '2013년 한국영화 지표'에서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감독 1위로 꼽혔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봉감독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로 한국 관객들의 지지를 받았고 박찬욱, 김지운 감독과 더불어 국제적 명성 또한 높은 '스타감독'인 것이다.

    봉감독의 세번째 영화 '괴물'(2006)은 지난해 개봉한 '도둑들'(최동훈 감독)에게 챔피언 타이틀을 넘겨주기까지 7년간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었다.

    설국열차는 특히나 세계시장을 겨냥해 한국에서 만든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제작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역대 한국영화 최고의 제작비인 4000만 달러(약 445억 원, 5일 환율기준)가 투입됐고, 제작자로 세계적 명성의 박찬욱 감독이 참여하면서 이병헌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레드:더 레전드'(이하 레드2) 못지않게 세계적인 명성의 배우들이 이 영화에 출연했다.

    대중적 인지도는 낮으나 요즘 할리우드 라이징 스타인 크리스 에반스를 비롯해 존 허트,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한 것. 여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송강호, 고아성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역대 최고의 제작비, 글로벌 프로젝트 그리고 스타 감독 봉준호의 신작 등 영화를 둘러싼 화려한 요소는 '설국열차'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졌다. 설국열차 관련 이벤트나 예고편이 공개될 때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반증했다.

    일각에서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 개봉 당시처럼 설국열차가 지닌 세계화, 해외진출이란 요소가 한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한다고 지적했다. 디워와 설국열차의 완성도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끄는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CJ이앤엠 관계자는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다른 차원의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주말 내내 설국열차 해외 반응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고 했다.

    설령 기대에 못 미쳐도 지적호기심 자극 "올 여름 꼭 봐야 하는 영화" 자리매김

    설국열차가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하는 큰 원동력은 이 영화가 수많은 얘깃거리를 만들고 있다는데 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호불호가 갈리고, "재미있다"는 반응 일색인 것도 아닌데도 설국열차는 여러 이유로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개봉 전 "아마도 사람들은 이 영화에 대해 오래도록 거론할 것 같다"고 블로그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기대가 굉장히 컸던 탓인지 개인적으론 그의 작품들 중에서 처음으로 아쉬움으로 남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설국열차의 이야기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단단하다. 아마도 사람들은 이 영화에 대해서 오래도록 거론할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한 네티즌도 설국열차에 대해 "지루하지는 않다. 하지만 재미만을 놓고 이야기하면 딱히 재밌다고 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다시 몇 번을 곱씹으며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큰 기대말고 보면 충분히 즐길 만한 영화다. 아쉬움이 있으나 재밌고 집중하며 볼 수 있는 영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도 생각해보게끔 한다"고 했다.

    설국열차 관련 검색어에 '설국열차 해석'이 뜨는 이유다. 이밖에 설국열차를 둘러싼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극중 꼬리칸 사람들의 주식인 단백질 블럭이 양갱을 연상시킨다는 반응, 엔딩을 장식하는 북극곰을 두고 코카콜라와 관련성이 있다는 주장 등이 그렇다.

    특히 양갱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4일 트위터에 "'설국열차' 보러 가시는 분들. 팝콘 대신 꼭 양갱을 사들고 들어가세요. 색다른 맛을 경험하실 겁니다"라고 쓰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CJ이앤엠 관계자는 "설국열차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모으면서 올여름 볼 만한 영화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SNS상에서 영화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좋고 나쁜 반응이 다 섞여있는데, 핵심은 영화에 대한 관심의 크기가 크다는 것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람들에게 재미 이상으로 이야깃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양갱이나 북극곰처럼 웃긴 얘기부터 평론가들 사이에 영화를 둘러싼 논쟁까지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의견을 여러 각도에서 내놓고 있다."

    '미스터 고'의 흥행 부진이 '설국열차'로 집중 "여름 성수기 시장 포문 열었다"

    설국열차와 함께 올여름 주요 화제작으로 손꼽혔던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가 기대이하의 흥행성적을 거둔 것도 설국열차의 흥행에 일조했다.

    애초 7월은 극장가 본격적인 성수기로 관객수가 급격히 늘기 마련이다. 하지만 2주 앞서 개봉한 미스터 고가 예상을 벗어나면서 지난달 31일 개봉한 설국열차가 여름 성수기 시장의 포문을 연 작품이 돼버렸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7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7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85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만 명(15.2%)이 감소했다. 작년 7월에는 6월 대비 관객 수가 무려 675만 명(47.5%)이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126만명(7.2%)이 증가했을 뿐이다.

    올해는 6월 대비 관객수가 늘어날만한 한국영화가 500만 관객을 넘어선 '감시자들'이외에는 없었다. 그 결과 설국열차는 같은 날 개봉한 하정우의 '더 테러 라이브'와 함께 흥행을 이끌며 전주 대비 시장을 두 배 이상 키웠다.

    설국열차는 지난달 31일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집계 결과, 오프닝 예매점유율 66.66%로 올해 한국영화 최고점유율, 8월 개봉작 역대 최고 점유율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2007년 디워가 8월 1일 세운 65.32%를 넘어 6년만에 8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갱신한 것이었다.

    개봉 2주차로 접어든 설국열차의 흥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설국열차를 위협할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어 더 테러 라이브와 함께 15일 두 편의 한국영화 '숨바꼭질'과 '감기'가 개봉할 때까지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좌석점유율도 높아 긍정적인 지표로 읽힌다. 설국열차는 개봉 이후 평일 60%, 주말 70% 이상의 좌석점유율을 보였다. CJ이엔앰 관계자는 “이는 상업영화 개봉작 중 올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 맥스무비 김형호 실장은 장기흥행의 변수로 “10대와 30대의 영화평점이 8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여성과 20대 젊은 관객층의 평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들었다.

    한 여성관객은 "여성관객이 보기에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좀 무서웠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모르겠다. 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설국열차 예매율 성비는 개봉 첫 주말 기준 남성 45%, 여성 55%를 기록했다.

    한편 설국열차는 개봉에 앞서 해외 선 판매로 총제작비의 절반인 2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를 제하면 제작비 2000만 달러(220억 원, 5일 기준)에 P&A 비용 40억 원(장기 흥행 시 늘어날 수 있음)을 더하면, 극장에서 대략 800만 명을 모으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미국 개봉은 아직 미정이며, 프랑스에서는 10월말 개봉될 예정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