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가 국가대표 소집에 난색을 표한 '월드 리베로' 여오현(35, 현대캐피탈)을 직접 설득하기로 결정했다.
협회는 5일 상무이사회를 열고 "여오현의 대표팀 합류는 경기력 제고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다시 한번 현대캐피탈 구단과 접촉해 대표팀 소집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종경 협회 전무이사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현대캐피탈 정태영 사장과 면
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여오현에 대해서도 직접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협회는 또 그 결과에 따라 '국가대표 선수단 관리규정'에 의거하여 제재 등 향후 조치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오현이 소집에 여전히 불응할 경우 징계를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여오현은 오는 9월 4∼8일 일본에서 열리는 2014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전 최종라운드 대표팀 합동훈련 명단에 올랐지만 5일 소집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예선 이후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겠다고 은퇴를 선언했지만 협회가 사전 통보나 상의 없이 명단에 올렸기 때문이다.
여오현은 이날 충북 진천 선수촌을 찾아 박기원 대표팀 감독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나왔다. 박감독은 이날 오후 CBS와 통화에서 "일단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어떤 얘기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을 아끼면서 "협회 이사회 결과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 갈등은 최근 여오현의 팀 동료 문성민의 부상으로 불거졌다. 지난 6월 월드리그 대표팀 주포로 뽑힌 문성민은 일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왼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다가올 V리그 출전조차 불투명해졌지만 협회는 이렇다 할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협회가 이미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여오현까지 일방적으로 소집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된 모양새다. 여기에 대표팀 출전이 축구나 야구와 달리 소속팀이나 선수 본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 현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단 협회는 김요한(LIG손해보험)은 대표팀 명단 제외를 결정했다. 김요한이 제시한 MRI 등 진료기록을 협회 의무분과위원회에서 정말 검토한 결과 선수 활동에 지장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김요한은 최근 컵대회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