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의 한 실외수영장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 붐비고 있다. (윤성호 기자)
피서철을 맞아 부산지역 주요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자외선의 횡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구름과 안개가 낀 날씨라도 방심했다가 자외선으로 인한 안구와 피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피서철을 맞아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주부 송민영(38)씨는 최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한 시간 가량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생 아들이 갑자기 눈이 따갑다고 통증을 호소하더니, 눈 전체가 벌겋게 변해 감지도 뜨지도 못한 상황이 된 것.
눈병을 의심한 송씨는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지만, 뜻밖에 자외선 반사광으로 인한 각막염이라는 소릴 들었다.
송씨는 "날씨가 흐린데다 눈이 별로 부시지 않아서 아이에게 선글라스를 안 끼웠다. 근데, 자외선 때문에 안구 질환이 왔다는 의료진 말에 깜짝 놀랐다. 아이를 비롯해 가족들이 모두 자외선으로 인한 마음고생, 몸 고생을 해서 이번 휴가는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해수욕장을 찾은 김동진(27)씨도 때아닌 '화상'탓에 한동안 고생을 했다.
해변에 구름과 해무가 잔뜩 끼어있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채 물놀이를 즐겼는데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피부가 그을려 물집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김씨는 "날씨가 흐려서 별로 안탈거라고 생각했는데, 화상 수준으로 많이 탔다. 따가워서 잠도 설치고, 병원치료까지 받고 너무 힘든 여름휴가였다"고 말했다.
흐린 날씨라고 자외선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이처럼 낭패를 보기 쉽다.
실제로 구름이나 안개가 꽉 낀 날씨라도 자외선은 맑은 날의 80%가량 땅에 도달한다.
특히, 자외선은 수면에 100% 반사된다.
여기에다 코가 일종의 소형 반사판 역할을 하면서 짧은 기간이라도 과도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결막 변성과 피부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RELNEWS:right}실제로 해운대 해수욕장 A 피부과의 경우 구름이 낀 흐린 날 심하게 타 병원을 찾은 관광객이 꾸준히 늘면서 하루에 약 20여 명 가량 찾고 있다.
B 안과도 피서지 안구 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약 20%가량 차지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흐린 날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자외선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누네빛 안과 류규원 원장은 "자외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강하고, 아이들의 경우 수정체가 맑아서 자외선에 더 취약하다. 선글라스를 착용할 때는 자외선 차단 인증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