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사업이 4대강사업으로 둔갑돼 추진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환경부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고 공식 시인하면서 4대강 사업 무용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보를 해체해 4대강 사업 이전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4대강사업 복원론자들의 주장은 4대강사업이 사실상의 대운하사업으로 밝혀진 이상 4대강 사업의 효과는 과장됐거나 허구라는 데서 출발한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환경부조차도 4대강사업 이후 심해진 낙동강 녹조의 한 원인으로 4대강사업을 지목한 이후 더 힘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4대강사업이 수질개선을 명분으로 진행된 만큼 수질악화의 주범인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국장은 "보가 철거되면 분명히 생태계는 다시 돌아올수밖에 없다"며 "물의 흐름이 다시 생기면 하상계수가 낮은 유럽하천보다 복원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돼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4대강 사업으로 매년 천문학적인 예산이 추가로 소요될 처지여서 이들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22조 원이나 되는 돈을 쏟아부었는데 아까워서라도 보를 어떻게든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매몰 비용(sunk cos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 같은 온정주의를 배격하고 있다.
매몰 비용이란 이미 지출됐기 때문에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뜻하는 경제학 용어다. 잘못된 4대강 사업에 이미 들어간 비용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자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 등에 따르면 완공된 4대강에 매년 1조 원에 달하는 유지관리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4대강 사업을 시작하기 전 유지관리비가 250억 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32배나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4대강 사업 시설물 노화시 보수비용, 환경 파괴나 수질 악화 등의 비용이 더해지면 이 유지관리비용은 수 조 원씩 불어날 공산이 크다.
차라리 보를 전면 철거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경제적이란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