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홈페이지 캡처
매일유업이 8일자로 자사 우유제품 가격을 인상했지만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인상가격을 반영해주지 않자 매일유업이 우윳값 인상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1ℓ 제품 가격을 기존 2350원에서 2600원으로 인상해 8일부터 적용에 들어갔다. 서울우유는 9일부터 우윳값을 250원 인상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유의 주요 유통경로인 이마트와 하나로마트 등 2개 대형마트가 업체의 우유값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매일유업의 우윳값 인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매일우유 200ml, 500ml, 1L 등 5개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마트에서도 기존 가격으로 우유를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일유업의 유제품 공급가는 인상됐지만 가격 안정 차원에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유 유통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가진 두개 대형마트가 매일유업의 유가인상을 비토하고 나서자 매일유업은 난감한 지경에 처한 상황이다.
당장,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이마트와 하나로마트의 가격인상 유보 입장에 동조해 매일유업 우윳값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RELNEWS:right}논리적으로 매일유업과 서울우유가 불매운동에 나선 소비자단체에 밀리고 있다. 우유를 만드는 원재료인 원유값이 리터당 106원 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어떻게 소비자판매가격은 250원이나 오를 수 있느냐는 것이 소비자단체의 볼멘소리다.
유업계에서는 2011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못해 그동안 여러가지 경비인상분을 따지면 250원은 올려야 된다고 주장하지만 우유는 워낙 소비가 많은 필수 식품이다 보니 전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히게 생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권 출범초부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소비재의 물가만이라도 반드시 잡겠다고 공언했고 이로인해 물가당국의 최대 정책목표 역시 물가인상 억제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매일유업이 업계 가운데서 가장 먼저 우윳값 인상을 단행하는 총대를 멤으로써 정부 입장에서 매일유업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대형마트들이 합세해 매일유업의 유가인상에 제동을 거는 형국이 돼버려 매일유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 빠진채 난감해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시간 현재 사내에서 우윳값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가격인상을 철회할 지 아니면 강행할지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매일유업이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압박을 뿌리치고 우윳값 인상을 고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