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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개막전 패배 속에 빛난 구자철의 투지

    동료 위해 상대 선수들과 거친 몸싸움

    볼프스부르크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 구자철은 개막전에서 위험에 처한 동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상대 선수들과 싸우며 사기 저하를 온 몸으로 막았다. 송은석 기자

     

    볼프스부르크의 패배가 구자철에게는 오히려 빛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구자철은 10일(한국시각) 독일 하노버의 AWD아레나에서 열린 하노버와의 2013~2014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공수 양면에서 활발하게 55분간 활약했다.

    비록 팀은 2명이나 퇴장당하며 0-2로 패했지만 마인츠의 끈질긴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볼프스부르크에 잔류한 구자철이 경기력과 함께 디터 헤킹 감독과 동료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

    볼프스부르크는 전반 32분 막시밀리안 아르놀트가 상대 수비수 카림 하기를 향한 거친 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충돌하는 과정에서 아르놀트의 발이 하기의 정강이로 향한 것이 심판에게 적발됐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하노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진 아르놀트를 향해 달려들며 언성을 높이자 구자철은 디에구, 비에이리냐와 함께 적극적으로 동료를 보호했다.

    계속해서 하노버 선수들이 쓰러져 있는 아르놀트를 몰아붙이자 구자철은 홀로 상대 선수들과 맞섰다. 거친 몸 싸움까지 벌였지만 이내 동료들의 저지에 막혔다. 자칫 자신에게 경고가 주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구자철은 동료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으로 팀의 사기 저하를 막았다.

    경기 시작 30분 가량이 지난 상황에서 0-1로 뒤진 데다 수적열세까지 놓이게 된 만큼 자칫 큰 점수 차 패배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자철은 달랐다. 수비적 임무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시작과 함께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던 구자철은 곧바로 만회골 사냥에 나섰다.

    골대까지 맞히는 슈팅을 선보인 구자철의 분전에도 볼프스부르크는 후반 7분만에 수비수 팀 클로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9명으로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됐고, 결국 헤킹 감독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구자철을 불러들이고 수비수 로빈 노흐와 교체했다.

    결국 볼프스부르크는 경기 종료 직전 1골을 더 허용해 새 시즌을 2골차 완패로 시작했지만 그 속에 구자철의 투지는 빛났다. 독일 일간지 '빌트'도 이례적으로 패한 볼프스부르크의 골키퍼 디에고 베날리오와 구자철에게 다수의 하노버 선수들이 받은 것과 같은 평점 3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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