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10곳 중 7곳이 저금리시대 진입후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금융사 20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금리시대로의 경영환경 변화가 수익성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응답기업의 65.4%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제공)
수익성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신용카드’(100%)‘였고, 이어 ‘저축은행’(85.4%), ‘은행’(77.3%), ‘자산운용’(72.2%), ‘증권’(70.0%), ‘보험’(56.8%) 등의 순이었다.
은행권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2010년 2.32%에서 올해 2분기 1.88%까지 하락했고,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업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대내외 경제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업 전반의 각종 수익지표들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수익성 떨어지는 건 ‘자금운용할 데가 없기 때문’ 저금리기조 장기화에 따른 위기요인으로는 ‘자금운용처 부족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54.6%)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수수료 인하 등 가격경쟁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27.3%), ‘시장성장성 정체’(13.2%),
‘금융소비자 보호정책 강화’(4.9%)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저금리시대 진입후 사업전략 변화에 대해 ‘위험 최소화를 위해 보수적으로 자금운용을 한다(42.0%)’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낮은 조달금리를 활용해 자산 및 수익확대전략을 구사한다(30.7%)’는 답도 많았다.
현재 진행중인 주력사업 형태로는 대다수 기업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68.3%)고 답한 가운데, ’사업다각화나 겸업화를 확대한다‘는 의견은 13.2%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금융기관들이 경제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외형경쟁을 하기 보다는 핵심사업에 집중해 업무효율을 높이면서 위험 관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저금리 상황 5년이상 지속, 반전 안될 것 47.8%
응답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은행 기준금리(현재 2.5%)가 3% 이하인 경우를 저금리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해 우리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로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저금리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최대 5년 가량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40.0%로 가장 많았고, ‘5년 이상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거나 ‘향후 고금리 시대로의 전환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답변도 각각 24.4%, 23.4%에 달했다.
이같은 저금리시대 장기화에 따른 대응책으로는 신상품 개발,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수익구조 다양화(64.1%), M&A 등을 통한 신규 사업분야 진출(22.1%), 협력형태 다변화’(9.9%), 유통채널 확대’(3.8%) 순으로 답했다.{RELNEWS:right}
저금리 시대 미래수익원 확보와 관련한 애로에 대해 응답기업들은 ‘진입장벽, 취급상품 제한 등 각종 규제’(37.1%)를 첫 손에 꼽았고 저금리 시대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금융시장 인프라 선진화 방안 마련’(46.3%)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금융사들은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는 한편 수익다변화 및 비용절감 등 이윤창출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금융당국도 금융사들에 대한 불필요한 시장개입을 자제하고 규제완화, 선진 인프라 도입 등 창조금융 발전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