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 시각)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쾌투로 시즌 12승을 따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괴물' 류현진(26, LA 다저스)이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를 다투는 상대를 누르고 시즌 12승을 달성했다. 여러 악조건을 딛고 흔들림 없는 역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4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티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탈삼진 5피안타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다. 4-1로 앞선 7회말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대타 디 고든과 교체됐다.
이후 다저스가 4-2로 이겨 7연승을 달리면서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12승(3패)에 후반기 5연승의 상승세다.
평균자책점도 2.99에서 2.91까지 낮췄고 올 시즌 23경기 등판, 17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를 기록했다. 투구수는 107개, 스트라이크는 71개로 이상적인 비율을 보였고, 최고 구속은 151km를 찍었다. 땅볼과 뜬공은 각각 10개와 5개였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최근 등판한 9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69승50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했다.
▲'최강 상대 · 판정 · 타선 불발' 극복세 가지 악조건을 극복한 호투였다. 먼저 이날 선발 상대 맷 하비가 부담이 될 수 있었다. 전날까지 9승3패를 거둔 하비는 ERA 2.09로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88)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2위의 리그 정상급 투수. 특히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6으로 커쇼(0.87)에 앞선 전체 1위로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다.
두 번째는 심판 판정. 이날 구심 제프 켈로그는 낮은 공 판정이 오락가락했다. 여러 차례 거의 같은 낮은 코스의 공을 다르게 판정했다.
3회 에릭 영을 삼진으로 잡은 낮은 직구가 4회 조시 새턴에게는 볼이 됐다. 평소 이렇다 할 표정이 없는 류현진도 고개를 돌리고 허탈한 웃음을 지을 정도였다. 새턴은 이후 빗맞은 행운의 내야 안타를 치면서 삼진이 돼야 할 상황이 1사 1, 2루가 됐다. 이외에도 1회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고, 이는 하비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경기 초반 힘을 쓰지 못한 타선도 걸림돌이었다. 다저스는 2, 3, 4회 매회 선두 타자가 출루했지만 최근 상승세가 무색할 정도로 모두 병살 플레이가 나오며 찬물을 끼얹었다. 2회는 스킵 슈마커가 투수 앞 땅볼, 3회는 닉 푼토가 2루 직선타, 4회 1사 1, 2루에서는 야시엘 푸이그가 2루수 땅볼로 주자와 함께 모두 죽었다. 호투하던 류현진으로서는 힘이 빠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류현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1회 후안 라가레스에 불의의 홈런을 내줬지만 이후 자신의 힘으로 악조건들을 극복해냈다. 4회 1사 1, 2루 위기를 뜬공과 내야 땅볼로 벗어났다. 3, 5,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류현진의 흔들림 없는 쾌투에 타선도 화답했다. 5회 푼토가 역전 2타점 2루타로 전날 쐐기 홈런의 상승세를 이었고, 6회는 A.J. 엘리스가 2타점 쐐기타를 때려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6이닝 8피안타 4실점한 빅리그 2년차 최강 하비에 판정승을 거뒀다.
▲1회 홈런 이후 7회까지 무실점 쾌투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1사에서 류현진은 2번 라가레스에게 예상치 못한 선제 홈런을 내줬다. 볼 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시속 137km 슬라이더를 라가레스가 잘 노려 때려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이후 다니엘 머피에게도 초구 직구에 좌전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스스로 분위기를 바꿨다. 상대 4번 타자 말론 버드를 6구 접전 끝에 직구를 던져 3루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올 시즌 21번째로 이날 전까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병살타 유도 5위, 내셔널리그 3위였다.
2회 내야 땅볼 2개로 2사를 만든 뒤 존 벅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오마르 퀸타니야를 146km 직구로 파울팁 삼진으로 처리,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는 첫 삼자범퇴까지 잡아냈다. 맷 하비와 에릭 영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1회 홈런을 내줬던 라가레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설욕했다.
4회는 연속 안타를 내줬지만 역시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1사 후 말론 버드에 우전 안타, 조시 새턴에 빗맞은 3루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심판의 애매한 스트라이크존 판정까지 겹쳐 위기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저스틴 터너를 우익수 뜬공,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존 벅을 2루 땅볼로 요리했다.
안정을 찾은 류현진은 5, 6회 연속 삼자범퇴 처리했다. 5회는 공 9개로 내야 땅볼 2개와 뜬공 1개를 유도했고, 6회는 뜬공 2개와 땅볼 1개로 끝냈다. 7회는 1사 후 저스틴 터너에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들을 3루 땅볼과 외야 뜬공으로 요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