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재래시장 상인들과 대형마트 업주들이 울고 웃는다. (윤성호 기자)
불경기에 정부규제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통업계가 모처럼 희색이다. 폭염특수에 더위를 피해 백화점 대형마트, SSM으로 사람들이 물밀듯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의 한 달 가까이 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남부지방의 대형마트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여느해 같으면 여름 제품이 철수할 때지만 여름 제품을 찾는 고객이 줄지 않아 에어컨, 선풍기 같은 냉방제품이 여전히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홈플러스 대구 칠곡점은 유례없는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올해 여름들어 매장을 찾는 고객숫자가 지난해 여름에 비해 5~10%가량 증가했다.
특히 대구지역은 전국에서도 가장 더워 밤 8시 이후 고객들이 대거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현중 칠곡점장은 14일 전화인터뷰에서 "요즘 밤 8시부터 12시 까지는 매장 계산대 대기 고객숫자가 다른 계절 대비 30~40%정도 늘어난 상황"이라며 "고객 자동차가 주차장에 들어오면 평균체류시간도 1시간 30분~2시간 정도로 길어졌다"고 말했다.
밤시간대 더위를 피할 길 없는 시민들이 피서지 삼아 마트를 찾아 나선다는 것.
8월초순 이면 여름상품이 철시하고 가을제품이나 개학에 대비한 제품들이 진열대를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여름제품과 개학 성수제품들을 반반씩 진열하고 있다고 한다.
냉방제품인 에어컨과 선풍기는 조기 품절돼 원하는 모델의 제품을 구입하려면 적어도 10일은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이마트가 지난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더위 관련상품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폭우와 더위가 반복되던 2주전과 비교했을경우 수박은 16.4%, 아이스크림 14.3%, 맥주 25.7% 매출이 증가했다.
음료용 조각얼음 54.5%였고 에어컨은 무려 150.7%, 선풍기는 52.0%나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7월은 역대 가장 긴 장마로 장마 관련 상품들이 떴던데 비해 8월 들어서는 연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상품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슈퍼는 폭염에 야간고객이 늘자 야간 배달 서비스를 1시간 연장하는 맞춤형 서비스에 나섰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8월 들어 오후 7시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이 1~6월 평균 대비 21% 증가했다. 7월까지만 해도 9%증가 그쳤지만 8월 들어 급격히 늘어났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슈퍼마켓 이용 고객은 대부분 차량보다는 걸어서 매장을 방문하는데, 더운 날씨에 생수나 쌀 등 무거운 짐을 직접 들고 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배달 접수 시간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무더위 때문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8%가량 증가했다. 7월의 증가율 5%보다 더 늘어난 수치이다.
에어컨과 냉장고, 빙과류, 과일류, 쿨매트 같은 더위과 관련된 제품 매출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