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남과 북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곧바로 후속 단계로 이산가족 상봉과 DMZ 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하고 나서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 "먼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한다"며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듦으로써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 있던 전쟁의 기억과 도발의 위협을 제거하고 한반도를 신뢰와 화합, 협력의 공간으로 만드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분단과 대결의 유산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기점으로 조성된 남북간 대화무드를 타고 가장 빠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이산가족 상봉과 DMZ 평화공원 조성을 들고 나온 것.
우선,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지난 6월 현충일에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안하며 먼저 언급했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7차 회담에 참석한 한 북측 관계자 역시 우리측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미 이산가족은 회담제의를 했다"며 이상가족 상봉 추진을 기정사실화 했다.
다만, 이산가족 현황파악과 신청접수 등의 절차를 거치는데 최소 한달 반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추석 전보다는 추석 이후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함께 그동안 남과 북 사이에 공감대가 거의 없었던 DMZ 평화공원 조성과 관련한 논의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공개석상에서 DMZ 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했지만 그동안 북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북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최근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과 평화공원 조성을 연계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박 사장은 김 부장이 "개성공단도 따지고 보면 DMZ 안에 있다"며 "개성공단이 잘 돼야 DMZ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되든지 말든지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문제를 마무리짓고 다시 한번 평화공원 조성을 언급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북측 역시 이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경축사에서 언급되지 않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보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에서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