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TV 박철웅 PD
올 여름 기나긴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형마트는 무더위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전통시장은 매상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등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난 17일 오후 수원 지동시장.
한 낮의 온도가 33℃를 오르내리면서 냉방시설이 전무한 전통시장에는 인적이 끊긴채 상인들의 부채질과 한 숨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냉방기를 가동할 수 없는 전통시장은 그늘막이로 쳐 놓은 천막과 파라솔, 개노피 등로 인해 그야말로 찜통을 방불케 했다.
상점앞에 물을 뿌리고 연신 선풍기도 돌려보지만 시장안을 가득채운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인 상태.
올 여름, 기나긴 장마로 물가가 폭등해 한 차례 낭패를 보았던 전통시장 상인들은 이번에는 무더위와 휴가로 인해 폐업 일보직전에 몰렸다.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의 의무휴업제가 자리를 잡아가던 지난 4월 전국 시장의 시장경기동향지수는 100.3으로 올들어 최고점을 찍었으나 기나긴 장마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7월 65.3, 8월 62.8 등으로 지수가 바닥을 치고 있다.
시장상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시장경영진흥원의 시장경기동향지수보다 더욱 심각하다.
지동시장에서 35년 동안 야채를 팔았다는 박금자(여·63)씨는 "요즘은 무더위로 인해 시장에 사람이 없다. 거저 주려고 해도 가져갈 사람이 없을 지경"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반면 대형마트들은 불볕더위로 인해 쇼핑족이 늘어나면서 무더위를 반기는 기색이다.
대다수의 대형마트들은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며 심야 쇼핑족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심야 쇼핑족을 겨냥해 과일, 야채, 생선 등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을 대상으로 반값에 가까운 깜짝 세일을 실시, 장기불황으로 지갑을 열지 않았던 소비심리를 유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