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동부 원정만 떠나면 작아지는 류현진(26, LA 다저스)이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동부로 날아간 류현진의 어깨에는 이번에도 힘이 없었다.
류현진은 동부 원정에서 유독 약했다. 올 시즌 다섯 차례 동부 원정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60에 그쳤다. 6승1패, 평균자책점 1.78의 홈 기록은 차치하고, 6승2패, 평균자책점 4.09의 전체 원정 기록보다 나빴다.
특히 류현진은 동부 원정 1차전 등판에서 부진했다. 1차전 연기 후 더블헤더에 등판했던 4월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6이닝 5실점, 5월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5이닝 2실점, 7월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5⅓이닝 4실점으로 제 몫을 못했다.
시차 때문이다. 3시간의 시차 적응에 애를 먹었다. 실제로 이동 후 하루라도 적응을 거친 2~3차전 등판에서는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4월26일 뉴욕 메츠전 7이닝 1실점, 6월20일 뉴욕 양키스전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도 "동부에 가면 잠을 잘 수가 없다. 서부시간 밤 12시가 동부에서는 오전 3시다. 동부에 가면 시차를 크게 느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마이애미전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에 나서느라 시차 적응에 애를 먹은 탓일까. 공 끝이 날카롭지 못했다. 지난 14일 뉴욕 메츠전에서 끌어올렸던 패스트볼 구속도 다시 89~90마일 근처에서 맴돌았다. 가벼운 패스트볼은 마이애미 타자들에게 딱 좋은 먹잇감이었다. 6개의 피안타 중 5개가 패스트볼에서 나왔다.
류현진은 7⅓이닝 동안 피안타 6개, 볼넷 2개로 3실점해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겉으로 보면 징크스를 깬 모양새다.
하지만 팀 타율 2할3푼1리, 팀 홈런 68개, 팀 득점 396점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약한 마이애미 타선을 상대로 한 기록이라면 말이 다르다. 동부 원정 1차전 징크스는 이번에도 류현진을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