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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6개월…'변한게 없다 vs 이제 본격 출발'

대통령실

    박근혜 정부 6개월…'변한게 없다 vs 이제 본격 출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일 취임 6개월을 맞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국회에서 거행된 취임식장에서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다'며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때의 각오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루를 1년 같이, 약간 과장되게 말하자면 분초를 아껴가면서 국정에 전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런 노력들은 국민들에게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32년째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는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달라진게 없다. 장사는 여전히 안되고,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면서 "6개월이라는 기간동안에 확 달라질 게 있겠냐. 좀 더 봐야지…"라고 박 대통령의 6개월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박근혜 정부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시련은 인사문제에서 찾아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원인 제공자는 박 대통령 본인이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서지도 못한 채 낙마한 것을 필두로 수 많은 장·차관급 후보자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의 정상 출발이 늦었던 이유에 대해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도 주요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일차적인 원인이 인사실패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사실패의 대미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장식했다. 박 대통령조차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표시했을 만큼 충격파는 컸다.

    인사실패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공공기관에 대한 후속인사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고 안갯속이다. 인사 타이밍을 놓치면서 인사 대상자들이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새정부 초기에 항상 따라 다녔던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의 사라진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보여졌듯이 관치는 여전히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자신은 중재자, 국정의 주재자 위치에 서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랬고 참여정부 당시 당청관계가 처음부터 좋지 않았던 것도 이런 요인에 기인한다.

    정치권에 발을 담그지 않으려는 것은 박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취임 이전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를 만나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고 했지만 청와대와 여의도간에 긴밀한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로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벌이는 등 정국이 꽁꽁 얼어 붙었지만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박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이 정치와 담을 쌓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고비고비마다 한마디씩 던지는 방식으로 정국을 이끌어간다.

    국정원 문제와 관련해 "대선때 국정원이 어떤 도움을 주지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지도 않았다"며 "여야가 제기한 국정원 관련 문제들에 대해서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6.24)고 말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기업들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과도하게 왜곡되거나 변질되어선 안될 것'(6.17)이라고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도 정치에 개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경제부흥은 어느 순간부터 경제활성화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 이제 경제활성화를 통한 일자리창출은 박근혜정부의 성패를 가늠할 사활적 과제가 됐다.

    하지만 불안정한 세계경제속에서 경제가 살아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비밀병기처럼 얘기되던 창조경제는 반년이 지나도록 그 개념조차 뚜렷하게 정리되지 못한채 단순 구호화되고 있다.

    고용률 70% 달성과 복지확대 약속, 이를 위해 필요한 재원 135조원은 임기 내내 박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세출구조조정과 세입확대 등을 통해 하는 데까지 해보겠다며 "정부가 국민들께 세금 부담을 덜 주고 약속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을 왜곡해서 해석하기 보다는 다 같이 힘을 모아서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증세론과 공약수정론의 거센 파고를 헤쳐나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외교와 대북정책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신뢰를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정권 출범 초기 날카롭던 남북관계도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함으로써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지난 6개월은 대북정책의 핵심인 한반도프로세스를 원칙을 유지하면서 주변국가의 지지를 확보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이행해온 과정이었다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양 교수는 특히 "박 대통령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수용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남북간 대화국면이 유지된다면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석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의 발빠른 움직임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말 어린시절의 추억이 서려있는 경남 거제시 저도로 짧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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