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듀오 테이스티 가 17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8월 8일 두 번째 앨범 'SPECTACULAR'를 발표하며 컴백했던 테이스티가 두 달 여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처음이 아니라 더 떨렸던 두 번째 앨범이었다. 이번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테이스티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같은 목소리로 서로의 답변을 이어가는 쌍둥이였지만, 활동하면서 겪었던 감정은 그들의 얼굴만큼 미묘하게 달랐다.
"데뷔 때와 달라진 점? 예능울렁증이 사라졌어요."
테이스티는 이번 활동으로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예능 울렁증' 극복을 꼽았다. 평소 자신감이 넘치는 무대를 보여줬던 두 사람이지만, 한국어도 서툴고 예능이 낯선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때문에 후회도 많았지만, 앨범을 준비하면서 하루에 3시간씩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이번엔 달랐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주간아이돌'만 하더라도 지난번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정말 재미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지난번에 못한 걸 했어요. 사람들도 다 재밌다고 해주시고요. 기분이 좋았어요."(대룡)
"팬카페 회원도 600명 정도 늘었어요.(웃음) 그만큼 재밌었다는 거겠죠?"(소룡)
검색어에 오르니 신기했어요."(소룡)
신인듀오 테이스티 가 17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다음 앨범엔 노래도 보여드릴 거예요."테이스티에게 이번 앨범 'SPECTACULAR'를 준비하던 1년 여의 시간은 데뷔를 준비했던 6년 이상의 간절함과 불안함을 줬던 시간이었다. 동일한 기간 동안 같은 레이블에 있는 인피니트는 싱글 2장에 인피니트H와 성규의 데뷔 앨범이 나왔고, 넬은 2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테이스티는 맞는 색깔의 곡을 찾지 못해 앨범 작업이 자꾸 늦춰졌다.
"앨범이 못나오는 줄 알았어요. 저희한테 맞는 곡을 받는 게 까다롭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 앨범 타이틀곡 'MAMAMA'도 동우와 호야가 가사를 잘 써줘서 나올 수 있었던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못나왔을 수도 있어요."(소룡)
어렵게 나온 'MAMAMA'의 가사지만 초반과 달리 많이 수정됐다. 호야와 동우가 처음에 쓴 가사가 너무 야했기 때문. 가사 내용을 묻는 질문에 소룡과 대룡은 입을 모아 "도저히 보고싶지 않다"고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왜 그렇게 야한 가사를 썼냐고 물었더니 '형들을 보면 그냥 야한 생각이 난다'고 말하더라고요. 그저 웃어 넘겼어요. 그래도 차마 볼 순 없었어요. 우리를 생각하면서 썼다는 야한 가사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더라고요."(대룡)
두 번째 앨범을 준비하면서 겪은 아픔 때문일까. 테이스티는 완벽하게 'MAMAMA' 활동을 마무리 짓기 전이지만 벌써 "다음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또 "다음 앨범엔 이번과 다른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데뷔 곡 '너 나 알아'와 이번 곡 'MAMAMA'까지 모두 리듬이 강조된 곡이다 보니 모두들 '가창력은 언제 보여주냐'고 물어보세요. 다음 앨범엔 노래를 들려드릴 거예요. 이미 녹음하고 있어요. 테이스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뀔 거예요."(대룡)
"'개천에서 용났다' 저희 얘기에요."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대룡과 소룡은 중국에서 나고 자랐다. 초등학교 2학년 때 H.O.T의 노래를 듣고 K팝을 처음 알았던 형제는 중학교 때 비의 무대를 보고 가수를 꿈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도 한국에서 가수가 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저희가 나고 자란 곳은 중국의 시골 마을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 될 정도로 멀리 온 거죠. 저희 이름처럼 개천에서 용이 났어요. 이름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웃음)"(대룡)
"잠깐 한국에 왔을 때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했고, 그날 바로 계약했어요. 이후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어요. 미국에서 춤도 배우고요."(소룡)
때문에 내달 19일 중국 베이징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SMTOWN 월드 투어 베이징 콘서트(SMTOWN LIVE WORLD TOUR III in BEIJING)' 무대는 테이스티에게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테이스티는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가 SM C&C 소속 레이블로 인수 합병되면서 월드투어에 합류하게 됐다.
"그동안 공연은 많이 했지만, 중국 공연은 처음이에요. 기대도 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겸손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하고 싶어요."(대룡)
신인듀오 테이스티 가 17일 오후 서울 목동 CBS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꿈은 없지만 목표는 없어요."
6년, 적지 않은 기다림과 준비 끝에 가수가 됐다. 이전까지 마냥 데뷔가 꿈이었다면 이젠 다른 꿈이 생겼을 터. 하지만 테이스티는 "이제 꿈은 없다"고 말했다. 멀리 있는 꿈보다는 가까이에 있는 목표를 좇겠다는 것이다.
"가수로 데뷔하고 나서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있어요. 지금은 그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희 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방송도 많이 나가고요. 아직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이것이 지금 가장 바라는 거예요. 멀리 있는 건 보지 않아요."(소룡)
대룡 역시 "꿈은 없다"고 단언했다.
"꿈은 믿지 않아요. 6년간 꿈을 꾸면서 꿈을 꾸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느꼈어요. 그렇지만 목표는 있어요. 데뷔를 하고, 이번에 컴백을 하면서 앞에 주어진 걸 잘해내자는 목표가 생겼어요. 못했던 건 잘하고, 잘했던 건 더 잘하고요."(대룡)
활동을 마무리하면서도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끝이 아니기에 아쉬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