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 논란으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이 대리출석한 가운데 혼란스러운 기초연금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기초연금 공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대국민 설득에 나선다며 공식적으로 발표한 해명이 본질을 회피한 작위적인 주장으로 드러나 비판이 일고 있다.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은 휴일인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기초연금안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자도, 미래세대도 손해보는 안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청와대의 주장은 "국민연금에 장기 가입할수록 오히려 이득이 된다", "기초연금은 청·장년 등 미래세대에게 더 유리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표를 제출한 사이 이례적으로 청와대가 대국민 설명 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명을 들은 연금 전문가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며 적극 반박했다.
자료를 분석해보면 청와대와 일반 국민들의 정서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어 보인다.
청와대는 왜 국민연금 장기 가입할수록 기초연금액이 깎임에도 불구하고 이득이 된다고 자신있게 주장한 것일까?
◈ 국민연금 속 A값이 있으니 항상 이익? 상대적 손해 무시한 주장청와대가 주장하는 근거는 국민연금 속 균등값(A값) 때문이다. A값은 연금에서 본인 기여값을 제외한 부분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어지면 A값도 늘어나는데, 정부는 기초연금이 깎이더라도 A값과 합쳐보면 국민연금 무가입자에 비해 가입자들이 혜택이 높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 속에 숨이었는 A값이 기초연금과 성격이 똑같다고 보고 뭉뚱그려 비교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은 당연히 장기 가입자들에게 유리하게 설계 돼 있는 것이다"며 "기초연금은 따로 떼어내서 비교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지적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은 "국민들은 기초연금 자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데 국민연금과 통합해서 비교를 하니 앞뒤가 안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내가 낸 보험료를 내가 돌려받는다'는 적립식 개념이 강하다. 반면 기초연금은 세금을 통한 공적 부조 성격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국민연금 속 A값이 기초연금과 같은 성격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이라는 것이다.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노후를 충분히 영위하기에는 턱없이 낮은 상황에서 이같은 논리는 더 신빙성을 잃는다고 비판한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2028년까지 소득대체율 40%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것도 40년 가입해야 겨우 40%를 채울 만큼 쥐꼬리이다"면서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성격으로 기초연금이 도입된 것인데, 마치 국민연금이 기초연금을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 그대로 두면 20만원 받을 수 있는데…미래세대 이득된다는 주장은 '뻔뻔'
미래세대에 더 이득이 된다는 청와대에 주장도 명백한 오류가 있다.
청와대는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를 유지하면 오는 2028년에는 연금액이 2배로 올라가 대상자 모두가 20만원을 받게 된다는 안을 상기시키지 않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A값의 5% 수준(10만원)인 기초노령연금은 2028년까지 10% 수준(20만원)으로 자동적으로 올라간다.
기초연금이 도입되지 않고 제도를 그대로 두면, 2028년 이후 소득하위 70% 노인들은 월 20만원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