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이 게임 밖에 없는데 태어나서 가장 기쁜 날이 오늘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아요." 만 17살 소년은 롤드컵 초대 우승 주역이란 사실에 수줍은 듯 말문을 열었다.
페이커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이상혁(
사진)은 매우 공격적이면서도 정확한 조작력을 갖춘 세계 최강의 미드라이너로 꼽힌다. 그는 KT와의 국내 롤챔스 서머 시즌 결승에서 화려한 '제드'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전세계 리그오브레전드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삼성 갤럭시 오존에 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미국에 와서는 하루 14시간 씩 연습하면서 실력 향상과 동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기대주로서 중압감은 어떻게 떨쳤는지 묻자 "팬들이 나를 의식하면 나도 팬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나에게 주어진 시련이라고 생각하며 자만하지 않고 더욱 집중해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사용한 챔피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로 '아리'를 꼽았다. 가장 많이 연습을 해온데다 기술 구조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우승 상금을 타게 되면 어디에 쓰고 싶냐는 질문에는 "저축"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리그오브레전드계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비유된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놀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와 비교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최대한 그의 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