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모습 (CBS 자료사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유명 배우의 개막식 불참 사유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몇 해 전부터 영화제와 연계해 열리던 지역 행사가 배우 섭외를 문제로 사실상 무산돼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영화의전당과 비프빌리지가 자리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주무대가 된 부산 해운대구는 지난 2010년부터 영화제 기간때면 'BIFF스타 문탠로드 걷기 행사'를 진행해 왔다.
단체장과 유명배우들이 함께 해운대의 자랑거리인 '달맞이길'을 걸으며 사인회를 벌이는 등 시민들과 만남을 갖는 행사다.
하지만 부산 영화제의 이색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며 4회째를 준비하던 BIFF스타 문탠로드 걷기 행사가 올해 돌연 무산됐다.
배우 섭외에 부담에 느낀 구청이 고심 끝에 행사를 취소한 것이다.
영화제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냈던 스타급 배우 상당수가 당일이나 이튿날 부산을 떠나버리는데다, 그나마 섭외를 했던 배우들 역시 약속을 어기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행사 때는 참석을 약속했던 유명 배우 십여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행사 당일 참석을 취소하거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연락을 끊어버리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배우들이 행사 당일이 되어도 연락이 되지 않아 난감했다"며 "몇몇 배우들이 참석을 해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약속을 너무 쉽게 어기는 배우들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섭외에 응하는 영화인이 거의 없는데다 또다시 과거와 같은 불참 사례가 되풀이될 가능성도 높아 결국 영화제와 함께 이어갈 계획이던 연례행사를 4년만에 중단하기로 한것이다.
배우 섭외를 연계해주는 BIFF 조직위 측도 영화제 자체 행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배우의 행사 참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화제 관계자는 "영화제 행사이거나 공동 주최를 하는 행사가 아니라 해운대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행사여서 협조 이외의 관여를 할 수가 없다"며 "올해는 구청 측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어서 행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영화인들에겐 화려한 레드카펫과 홍보용 무대인사도 중요하지만 지역민과 보다 친밀히 교감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아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