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차전 끝내기 안타를 친 넥센 이택근.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3-2로 앞선 8회초 2사 후. 넥센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 손승락을 조기 투입했다. 올 시즌 세이브 1위(46개) 손승락으로 두산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복안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계획대로 9회초 김현수, 홍성흔을 연거푸 2루 땅볼로 잡을 때만 해도 넥센의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그토록 믿었던 손승락이 한 번에 무너졌다.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손승락은 정수빈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넥센에게는 마지막 공격이 남아있었다.
9회초 대수비로 들어간 유한준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염경엽 감독은 곧바로 번트 작전에 들어갔다. 허도환이 희생 번트를 성공하면서 1사 2루,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두산은 서건창을 고의 4구로 내보내고 마무리 정재훈을 올려 8회초 대수비로 들어온 장기영을 상대했다. 장기영의 1루 땅볼로 2사 2, 3루가 됐다.
타석에는 이택근이 섰다. 다음 타석이 홈런왕 박병호인 만큼 두산도 무조건 정면 승부였다. 게다가 이택근은 앞선 네 타석에서 단 한 차례도 출루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택근은 정재훈의 4구째를 받아쳐 긴 승부를 끝냈다.
넥센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 홈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끝내기 안타를 때린 이택근은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넥센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승을 챙기면서 플레이오프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앞선 총 22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은 19번이다. 86.3%의 높은 확률이다.
넥센은 1회말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서건창의 안타와 도루, 두산 실책으로 무사 3루 찬스를 잡았고, 서동욱이 희생 플라이를 날려 먼저 1점을 냈다. 이어 2사 후 박병호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2회초 선발 브랜든 나이트가 흔들렸다. 4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곧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2-2로 팽팽하던 6회말 넥센이 다시 날아났다. 박병호의 볼넷으로 시작된 2사 2루 찬스에서 이성열의 적시타가 터졌다.
승리를 눈앞에 둔 넥센은 9회초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마무리 손승락이 무너지면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이택근의 끝내기 적시타가 터지면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