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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功臣 챙겨라!" vs "좀 기다리지!"…공기업 인사로 黨·靑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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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功臣 챙겨라!" vs "좀 기다리지!"…공기업 인사로 黨·靑 신경전

    박근혜 대통령의 현수막이 부착된 지난 대통령 선거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8개월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공공기관 인사를 놓고 새누리당과 청와대 사이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개적으로 공공기관 인사에 있어 지난 대선에서 활약한 '공신'을 챙기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

    공공기관 인사에 대해 새누리당의 불만이 폭발한 것은 지난 10일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수뇌부가 함께한 만찬자리에서였다.

    이 자리에서 한 최고위원은 김 실장에게 공공기관 인사 지연 문제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 당시 캠프에서 열심히 뛴 인물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

    이 최고위원 외에도 몇몇 최고위원들이 공공기관 인사에서 소위 '대선 공신'이 소외받는 부분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지만 김 실장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공공기관 인사에 대한 불만을 가진 것은 지난 대선 직후로 거슬러 간다.

    당선인 신분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5일 "최근에 '공기업, 공공기관 이런 데서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 이런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선 승리감을 만끽하던 당 내부에서는 순식간에 적막감이 흘렀고 이후 이어진 청와대·정부 인사가 관료·교수 출신 등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불만이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권 초기 청와대 우위가 유지되면서 당내의 이같은 불만은 밖으로 표출되기 보다는 내부에서 삭이는 수준에 머물렀다. 대신 지난 8월 교체된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배려가 필요한 대선공신의 명단을 전달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도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역시 전문성을 앞세운 관료들이 우위를 보이자 불만이 공식화되기 시작한 것.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야당에서는 몇몇 공공기관장이 대선 캠프출신이라며 낙하산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사람들은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전문성 있는 정치권 출신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당내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면서 "그동안 비공식 통로를 통해서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답변이 없으니까 공개적으로 불만이 표출된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이같은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면 정치권 출신이라고 일부러 배제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도 대선 기간 고생한 사람들을 챙겨주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냐"라며 "그런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공신 운운하면 어떻게 그 사람을 쓸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선 캠프에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 이런 (공개적) 방식으로 하면 당장 언론이 가만 있겠냐"고 당의 요구에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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