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도자기 접시 세트입니다. 방사능 전에 구매한 것이라 걱정없습니다."
한 온라인 중고업체. 일제 접시 세트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판매자는 방사능 사고 전 구매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일본 수입 주방용 저울을 판매한다는 또 다른 판매자는 "2007년에 구매한 저울이어서 방사능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본 맥주잔을 판다는 한 판매자의 경우 방사능 전에 일본에서 구매했다는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이어 지난달 원전 오염수 유출로 방사능 공포가 이어지면서 일본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이 생활·주방용품 까지 퍼지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이 최근 한 달(9월15일~10월14일)간 일본산 세제·세면·제지·일용잡화 등 생활용품의 매출 추이를 살펴 본 결과 전월대비 20%, 전년대비 30%가량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도 9월 한달 간 수입 주방 카테고리에서 옥션 판매량 베스트 상품 100위권 내에 진입했던 일본 인테리어 소품, 홈세트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탔다.
특히 가을, 겨울철 수요가 많은 보온병, 보온도시락의 경우 시미쯔, 토시사 제품부터 키티, 슈크레 등 인기 캐릭터 제품들이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위권에 키친아트, 락앤락 등 국내산 및 스위스 제품들이 링크되며 관련 일본 제품들은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특히 기저귀나 수유용품등 유아용품의 경우 일본 생산 제품을 꺼려하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G마켓에 따르면 동일기간(9월15일~10월14일) 일본산 유아용품과 출산용품이 전월대비 25%, 전년대비 35% 감소했다.
8살 아이를 둔 주부 김 모(38)씨는 "유아용품을 살 경우 원산지를 꼼꼼히 체크하게 된다. 주변에서도 방사능 원전사고 이후 국내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한 출산 육아 커뮤니티에는 일본 육아 제품에 대한 불신 섞인 글이 다수 눈에 띄었다.
카페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찝찝해서 국산 젖병으로 바꿨다"며 "앞으로 일본산 제품은 일절 쓰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산 기저귀를 구매할까 하다가 방사능 걱정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며 "방사능 검사를 하고 들여온다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해도 불안하다"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은 14일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아직도 일본산 생활용품(공산품)에 대한 품목별 방사능 안전 관련 규정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유아용품이나 직접적으로 인체에 닿는 생활용품부터라도 방사능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