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다메스 리즈. (자료사진=LG 트윈스)
"머리 속에 이 타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흔히 말하는 언터처블이었다. 레다메스 리즈(LG)의 160km 강속구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8이닝 동안 맞은 유일한 안타조차 실책성 내야 안타였을 정도로 공에 위력이 있었다.
리즈는 17일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된 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경기가 나와서 기쁘다"면서 "부정적인 생각은 하나도 안 하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했다. 머리 속에 이 타자를 잡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리즈는 올 시즌 두산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4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4.87로 조금 부진했다. 하지만 LG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완벽투를 펼쳤다. 투구수 107개로 완봉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김기태 감독은 남은 경기를 대비해 리즈를 교체했다.
리즈는 "긴장은 하나도 안 됐다. 오히려 정규리그가 더 긴장됐다. 그저 잘 던지려고만 했다"면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투수 코치가 던지라고 했으면 끝까지 던졌을 것 같다. 말려서 못 던졌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여차하면 5차전에 리즈를 나흘 휴식 후 불펜으로 투입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리즈에게 9회를 맡기지 않은 이유다. 리즈 역시 언제라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다짐이다.
리즈는 "팔이 최상의 컨디션이다. 아프지도 않고,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한국프로야구 3년차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뛴 리즈지만 한국에서 뛴 3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리즈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서 다시 던질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것 같다"고 활짝 웃은 뒤 "가장 좋아진 것은 제구력이다. 또 타자들이 내 투구를 읽는 것에 대응하는 능력도 발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