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납치피해자 홍석동 어머니, 고금례 씨
지난 2007년, ‘안양 환전소 여직원 살인사건’의 피의자 최세용이 6년간의 해외 도피 끝에 지난 16일, 우리 경찰 손에 넘어왔습니다. 더욱이 최 씨는 필리핀에서 그동안 발생한 10여 건의 한국인 여행자 납치, 강도 사건 혐의도 받고 있죠. 그런데 공항에 입국하면서 ‘히죽거리며 웃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민들이 더 공분하고 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최세용의 범죄인 인도를 그토록 바라왔던 분, 필리핀 납치 실종 가족 한 분을 연결을 해 보려고 합니다. 2년 전 필리핀에서 납치된 뒤 실종된 홍석동 씨의 어머니 고금례 씨, 지금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최세용 잡아오기를 그렇게 기다리셨는데, 이제 데리고 왔네요. 처음 소식 듣고는 어떠셨어요?
◆ 고금례> 어떻긴요, 가슴이 먹먹하지... 과연 저놈이 진짜로 진실을 말할까. 절대로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은 계속 들어요.
◇ 김현정> 정말 진실을 말할까, 우리 아들이 어디 있는지를 말할까... 귀국 현장에서 최세용이 히죽거리며 웃었다는 보도를 보셨어요?
◆ 고금례> 기가 막히죠. 어떻게 보면 전 국민을 다 우롱하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니들이 암만 그래도 내가 말하지 않으면 모를 거다.’ 그런 의미인지도 모르지...
◇ 김현정> 내가 말하지 않는데 니들이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냐, 밝혀낼 수 있을 것 같냐. 이거 우롱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화가 나셨군요?
◆ 고금례> 그렇죠.
◇ 김현정> ‘홍석동 씨 납치 실종사건’ 유명한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마는, 그래도 다시 한 번 기억을 더듬어보죠. 아들 홍석동 씨가 납치돼서 실종된 게 지난 2011년 9월. 휴가차 필리핀을 간 거였죠. 그런데 갑자기 돈을 부치라고 연락이 왔어요. 얼마였습니까?
◆ 고금례> 천만 원이요. 자기가 여기 놀러 와서 어떻게 하다보니까 여자를 하나 알았는데. 그래서 하룻밤을 잤는데, 그 다음 날 가족이라고 하면서 ‘미성년자다, 그러니 합의를 보자’ 이런 식으로... 지금 생각하니까 다 거짓말이었지. 우리 아들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혹시나 나이가 30이 넘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입금을 해 준 게, 어떻게 보면 이렇게 됐는지도 모르겠고...
◇ 김현정> 그런데 입금을 한 뒤에 아들로부터는 연락이 완전히 끊긴 건가요?
◆ 고금례> 네.
(자료사진)
◇ 김현정> 어머님은 한국에서 가만히 계셨던 게 아니라 필리핀 가서 백방으로 뛰어다니셨어요. 용의자들까지 어떻게 발견해내신 겁니까?
◆ 고금례> 쫓아다니다 보니까, 교민들이 신경 써줘서 처음에 ‘뚱이’ 라는 애를 잡은 거잖아요.
◇ 김현정> 뚱이라면 이 납치단의 막내?
◆ 고금례> 그렇죠. 걔를 잡으면서 ‘김성곤’을 잡았잖아요. 맨 처음에.
◇ 김현정> 공범 김성곤. 지금 필리핀 감옥에 있죠. 그 두 사람을 잡게 되면서 실마리를 풀어가신 거군요?
◆ 고금례> 그렇죠. 그러면서 그다음에는 ‘김종석’을 잡은 거고.
◇ 김현정> 김종석이라면 필리핀 감옥 수감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또 한명의 공범이죠?
◆ 고금례> 그놈이 계속 나한테 협박전화를 한 놈이거든요.
◇ 김현정> 아들로부터 연락 끊기고 나서 협박전화가 또 왔습니까?
◆ 고금례> 또 왔죠. ‘뼈라도 찾아가려면 돈 갖고 오라고.’
◇ 김현정> 그러면 김종석, 김성곤, 뚱이, 최세용. 이 사람들이 다 한패로 계속해서 납치 강도를 저질러왔기 때문에, 김종석이 협박전화를 했다면 결국...
◆ 고금례> 그러니까 다 모를 리가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김종석이 죽었다는 이유 하나로 전부 다 김종석한테만 미루고 ‘나는 모른다.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나오니까 그게 너무 억울하고... 또 세 살짜리한테 물어봐도 그것은 다 아는 거 아니에요? 혼자는 못 하잖아요. 그 사건을 어떻게 혼자 처리하겠습니까?
◇ 김현정> 누가 봐도 그 전체의 짓인 것 같은데, 자살한 공범 하나에게만 뒤집어 씌우고서 나는 모른다, 다 이러고 있는 상황이군요?
◆ 고금례> 그렇죠. ‘본 적이 없다.’
◇ 김현정> 지금 홍석동 씨와 비슷한 사례로 납치당했던 사람들이 여럿이 있고요. 그 사람들이 모두 이 한 패의 짓으로 드러난 거죠? 몇 건이나 되죠?
◆ 고금례> 드러난 게 열 몇 건 되죠.
◇ 김현정> 그런데 홍석동씨 만은 ‘우리 전체가 한 게 아니라 자살한 김종석이 했다.’ 이렇게 얘기가 되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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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례> 그렇죠. 살아 돌아온 사람 사건은 그 살아온 사람들이 증인이 되니까, ‘너가 했다, 너가 했다.’ 이러니까 어쩔 수 없이 시인하지만. 없는 사람은,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식으로... 자기네 입에서 나와야 되는데 하나같이 다 똑같이 ‘못 봤다.’ 하고... 내가 뭐 어떻게 믿어.
◇ 김현정> 결국 그래서 최세용과 공범들을 우리나라에 불러다가 좀 더 자세하게 조사를 해 달라는 게 어머님의 계속된 바람이었고, 결국 최세용은 왔습니다. 그럼 이 납치실종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까요, 어머님?
◆ 고금례> 태국에 있는 최세용은 임시 인도든 뭐든 데리고 왔어요. 법무부 장관님이 그렇게 수고를 해서 데리고 온 건 너무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데. 이왕에 할 거면 똑같이 김성곤이도 데리고 와서 다 같이 한 자리에 모아놓고 대질신문을 해야지, 또 김성곤이는 안 데리고 왔으니까 서로 각자 놓고 얘기를 하다 보면 또 안 될 것 아니에요?
◇ 김현정> 보나마나 또 헛수고가 될 거다, 이런 걱정을 하시는 거군요. 지금 최세용은 임시 인도로 한국에 왔고요. 막내라는 뚱이, 김원빈은 한국에 수감 중이고요. 김성곤은 필리핀에 수감 중이고. 결국 김성곤까지 다 불러와서 대질신문을 해야 이 홍석동 씨 실종사건 실마리가 풀리겠네요?
◆ 고금례> 셋이 다 불러다 놓고 해도 안 풀릴 수도 있죠. 다 똑같이 입 다물고 있으면... 그게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지...
◇ 김현정> 비슷한 수법으로 납치됐다가 돈을 주고 풀려난 사람들도 있는데, 왜 홍석동 씨만은 돈을 줬음에도 어디 있는지조차 아직까지 안 밝혀지는 걸까요?
◆ 고금례> 그러니까 그게 답답하죠... (울음) 어떻게 보면, 우리 아들도 그냥 보내줬다면 아직도 그 짓을 하고 있을 거야, 이 놈들은. 안 잡히고...
◇ 김현정> 어머님, 주범 최세용은 아직 못 만나보셨죠?
◆ 고금례> 모르겠어요. 온 지가 이틀밖에 안 됐다니까 기다려보는 거지. 내가 만나게는 해 달라고 얘기를 했으니까 기다려보는 거지.
◇ 김현정> 만나면 이것만은 꼭 묻고 싶다. 가슴 속에 맺힌 어떤 말 하고 싶으세요?
◆ 고금례> 어떤 말을 하고 싶겠어요. ‘우리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게 제일 궁금하지... (울음)
◇ 김현정> 도대체 우리 아들 홍석동은 어디 있느냐. 이것만이라도 속 시원히 말해 달라, 이런 말씀이세요. 어머님, 2년 동안 여기저기 백방으로 뛰어다니시느라 가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저희가 잘 알고 있습니다. 몸 추스르시고요. 이제 최세용 잡아왔으니까 다 불러서 진실을 밝혀야 됩니다. 어머님이 힘내셔야 됩니다.
◆ 고금례> (울음) 제발... 진실 좀 밝혀주세요...
◇ 김현정> 홍석동 씨 실종사건.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저희도 힘 모으겠습니다. 관심 가지고 보겠습니다. 어머님, 어려운 가운데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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