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라는 나라의 문은 닫혀 있지만 자물쇠로 잠겨 있지는 않습니다."
마이크 기퍼드 평양 주재 영국 대사는 21일 (현지시간) 미국 유력 일간신문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서방 국가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주재 대사로 일한 지 1년이 된 기퍼드 대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폐쇄성, 인권 탄압 등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인권 상황은 끔찍하고 북한 정권은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 그리고 군사 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비난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고 썼다.
특히 기퍼드 대사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개성공단 폐쇄와 한국,미국에 전쟁 위협을 가한 올해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북한에 책임이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는 "당시 북한 정부는 평양 주재 외국 공관에 전쟁이 나면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니 철수하라고 강권했다"면서 "우리 뿐 아니라 유럽 국가 가운데 겁을 먹고 철수한 공관은 없으며 북한에 외교관의 신변을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주지시켰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기퍼드 대사는 "영국은 북한과 국교를 맺고 있고 평양에 대사관을 운영하는 몇 안 되는 나라"라면서 "이는 북한이 국제 사회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고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지원하는데 노력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개방시키고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되게끔 힘을 쏟는 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이며 기꺼이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기퍼드 대사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영국 대사관은 평양에 있는 대학 6개와 중학교 1곳에 영어 교사 교육 사업을 벌이고 있고 이를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북한 대학원생 2명이 장학금을 받고 케임브릿지대학에서 수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규모는 작지만 노인, 장애인, 임산부 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퍼드 대사는 "유엔 산하 기구들도 예산 부족 등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북한에서 기근과 영양 실조에 따른 주민의 위생과 건강 향상과 장애인 인권, 교육, 농업 생산성 증대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이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고 국제 사회에 책임있는 일원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퍼드 대사는 지난 날 유엔 총회에서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가 "개방된 국가는 내부에서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채택하고 국제 사회에서는 참여와 책임감을 선택하게 마련"이라고 말한 사실을 들며 "우리의 안보 뿐 아니라 북한 주민이 더 나은 삶을 향유하고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개방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