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원 김문환 이사장이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로부터 자료제출 요구를 받으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발언 참 답답하다. 'MBC 사장을 뽑으면 말을 안 듣는 역사가 있다', 'MBC가 말을 안 들으니 어쩔 수 없다' 이런 말 하려면 무엇하러 그 자리에 앉아 있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29일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문환 이사장에게 끝내 울화통을 터뜨렸다.
김 이사장은 이날 국감 미방위 국정감사에서 부실한 답변과 '열심히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상일 의원이 "김 이사장은 3월에 취임하고 감사원 감사결과는 2월에 나왔다. 감사결과에 대한 시정이 거의 안 됐다"면서 "8개월 동안 무얼하신것인가"라고 묻자, 김 이사장은 "저는 일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위원회를 해보니까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자 즉각 이 의원은 "그게 전형적인 남 탓"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런 근거 없이 "MBC 노보는 80%가 거짓말이어서 안 본다"는 발언도 문제가 됐다.
김 이사장은 "진실에 입각한 것이라면 보고 참고하겠지만, (노보는) 조그마한 것을 가지고 침소봉대를 하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임수경 의원이 "많은 사람들은 자기 반성을 하는데 본인이 절대 잘못하지 않았다는 전제라면, 노조원들과 토론이 안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보의 80%가 거짓말이라는 부분은 정정하면 어떻겠느냐"고도 제안했지만, 김 이사장은 "나는 그렇게 (80%가 거짓말이라고) 판단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도 "노보가 거짓말이라는 근거가 있나, 근거를 제시할 수 없으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김 이사장은 "제가 보기에는 그렇다는 것"이라며 거듭 노보의 허구성을 주장했다.
방송문화진흥원 김문환 이사장. 사진=윤창원 기자
김 이사장은 노 의원이 "지상파 개수가 몇 개냐"는 질문에도 "세 개"라고 틀린 답변을 해 방문진 이사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MBC의 해직 언론인이 몇 명인가"라는 민주당 유승희 의원의 질문에도 "10명 정도"라고 잘못된 답변을 했다.
이어 "MBC가 자사 직원 3분의 1을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는데 정상이냐"는 질문에도 "노조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개입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좋지만 항상 성과가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도 "의원들이 자료 제출해서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국감도 중요한 일인데 국감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어야 했다"고 일침을 놨다.
하지만 여전히 김 이사장은 "저는 열심히 했다. 그러나 능력의 한계 때문이다"라는 변명을 했다.
결국 한선교 위원장까지 나서서 "해직자 몇 명이냐고 물을 때 열 댓명이라 말하면 안되고 진실을 말해달라"거나, "말씀하시면서 웃고 그러시는데 의원들이 싫어한다. 주의해야 한다"는 등의 경고를 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