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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朴정부 고위직 인물난 계속, 왜?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김진태 전 대검 차장을 검찰총장에 내정함에 따라 그동안 공석이었던 정부 고위직 인사를 모두 완료했다.

    그러나 김기춘 비서실장을 정점으로 한 부산·경남(PK)인사 편중, 그리고 현직 지법원장 차출에 따른 사법부 독립성 훼손 등 비판이 잇따르면서 임기초부터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인물난'을 또 한번 드러냈다.

    김진태 검찰총장 내정자.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너도나도 '고사'

    김진태 전 차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낙점되기까지 검찰총장후보추천위는 법조계 유력인사들을 상당수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채 총장의 갑작스런 낙마 이후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검찰의 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검찰의 연소화(年少化) 우려 때문에 검찰총장의 기수를 좀 더 높일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지휘권자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사법연수원 13기)보다 기수가 더 높더라도 중량감 있는 인사가 검찰총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추천위가 적합한 인물들을 물색해 제안을 넣으면 상당수가 고사했다. 대표적으로 안창호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비롯해 모두 7명의 전직 검사들이 제안을 거절했다.

    "능력이 부족하다",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 등 고사 이유도 다양하지만 검사 출신으로 최고의 명예인 검찰총장직까지 고사하는 등 이들이 최고위직 자리를 마다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인사청문회 기피증이다.

    MB정부 당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등에 이어 현정부에서도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수많은 고위공직 후보자들이 높아진 국민눈높이에 맞춰진 인사청문회의 턱을 넘지 못했다.

    본인과 아들의 병역문제를 비롯해 부동산 투기, 그리고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 여기다 퇴직후 몇 년만에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로펌행 등 과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사안들이 이제는 주요 낙마 이유가 됐다.

    특히, 인사검증 과정에서 최근 행적은 물론 몇 십년전 과거사까지 드러나면서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받는 심적 부담이 큰 점도 이들이 고위직을 마다하는 큰 이유로 자리잡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인물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 '수첩'에 의존하는 인사스타일로 인물난 가중

    여기다 대부분의 고위공직자들이 박 대통령의 '수첩'에서 나온다는 점도 구조적으로 인물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근혜정부 고위직의 면면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그리고 지난해 대선에서 캠프에서 활동하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캠프 출신과 함께 지난 대선 전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을 비롯해 공식.비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의 자문역을 맡았던 이들도 상당수다.

    여기다 꼭 선거과정이 아니더라도 각종 학술대회나 해외 방문기간 중 우연찮게 만난 이들을 눈여겨 본 뒤 고위직으로 임명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물론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이처럼 현정부 고위직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모두 박 대통령과 어떤식으로든 접촉을 한 뒤 '수첩'에 기록됐다가 필요한 자리가 있으면 낙점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맥을 자랑하는 박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수많은 고위직을 본인이 아는 사람으로 채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뒤따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스스로 인재풀을 좁히는 경향이 있다"며 "아는 사람을 쓰겠다는 생각이 강하면 그만큼 다양한 인재를 쓸 기회를 줄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참모의 경우 대통령이 아는 사람을 쓸 필요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관과 특히 권력기관장은 대통령에게 충성하기에 앞서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자리인 만큼 꼭 아는 사람이 아닌 다양한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PK인사 편중, 지켜지지 않는 '대탕평' 약속

    최근 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가장 큰 비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산·경남(PK)인사 편중이다. 인물난에 시달린다면서도 유독 PK출신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을 포함해 현정부 장.차관급 고위직 인사 90명 가운데 PK출신이 20%에 이른다. 대구·경북(TK)까지 합치면 무려 32%가 영남출신이다.

    반면 영남보다 인구가 두배에 가까운 수도권은 전체의 27%로 영남보다 적고, 충청은 15%, 호남은 12%, 강원.제주는 4%에 불과하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영남, 그 가운데서도 PK출신에 고위직이 편중된 원인을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 때문으로 보고 있다.

    PK출신으로 지난 14대 대선 당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초원복집 사건'의 당사자인 김 실장의 청와대 입성이후 PK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특정지역 인맥이 현정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대선 전 박 대통령의 국민대통합, 그리고 대탕평인사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대통합을 캐치플레이즈로 내세운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광주를 찾아 "국민대통합을 위해서는 진정한 실천이 뒤따라 한다"며 "대탕평 인사, 지역균형발전, 전국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 만들기 등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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