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불펜 대기해요, 말아요?' 31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 과연 두산 유희관(사진)이 불펜 투입될지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자료사진=두산 베어스)
한국시리즈(KS)에서 삼성에 3승 2패로 앞서 있는 두산.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최초의 정규리그 4위 팀의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다.
하지만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 2년 연속 우승팀 삼성의 저력이 살아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5차전 승리로 승부를 홈인 대구까지 끌고 온 만큼 분위기가 달라졌다.
6차전에서 삼성은 선발 벤덴헐크에 이어 '+1 선발' 좌완 차우찬이 나설 태세다. 차우찬은 지난 28일 4차전에서 선발 배영수에 이어 6⅓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구위를 뽐냈다. 6차전도 벤덴헐크가 심상치 않을 경우 차우찬이 뒤를 책임질 전망이다.
▲핸킨스 6차전 출전 가능 변수두산 역시 '1+1 선발'을 쓸 여건은 마련됐다.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좌완 유희관이 있다. 유희관은 지난 27일 3차전에서 코치진 실수로 52개 공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와 힘은 충분하다. 6차전 선발 니퍼트가 자칫 흔들릴 경우 롱릴리프로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두산은 7차전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유희관을 쓰고도 지기라도 한다면 7차전 선발로 세울 수 없는 상황이 온다. 김진욱 두산 감독이 5차전 뒤 유희관의 불펜 대기에 대해 일단 "7차전도 생각해야 하기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상황도 5차전과는 달라졌다. 또 다른 필승카드 핸킨스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5차전 당시 핸킨스는 전날 4차전에서 2⅔이닝 동안 48개 공을 던져 출전할 수 없었다. 때문에 유희관이 대신 불펜 대기한 것이었다.
핸킨스가 이틀을 쉰 만큼 6차전 출전이 가능하다. 니퍼트에 이어 3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줄 수 있다. 김감독이 유희관의 6차전 불펜 대기가 없다고 말한 또 다른 이유다.
▲승부처 투입 가능성 배제 못 해
그럼에도 여전히 유희관이 6차전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만 잡으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설 경우 나설 수도 있다. 김감독은 5차전 뒤 "리드를 잡으면 유희관을 쓰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두산이 우물쭈물하다 6차전을 놓친다면 분위기는 완전히 삼성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7차전까지 간다 해도 흐름이 넘어갔다면 우승이 위태로울 수 있다. 6차전에서 시리즈를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이유다.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유희관을 쓴다면 7차전 선발로는 이재우가 나설 수 있다. 이재우는 28일 5차전 선발 등판해 5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 투수와 MVP까지 됐다. 유희관을 6차전에 써도 손에 쥔 패가 남아 있는 셈이다.
다만 이재우가 7차전에 나선다면 5차전 이후 3일 만의 등판이다. 투구수 85개로 많지는 않았지만 두 차례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다. 시즌 중에도 원래 많이 던지는 투수는 아니었다. 두산은 이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한다.
두산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된 유희관. 과연 6차전 필승 불펜으로 투입할지, 7차전 선발로 아껴둘지 두산의 선택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