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우즈' 삼성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홈런 2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뽐낸 두산 최준석. 2개만 더 치면 2001년 타이론 우즈의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선다.(자료사진=윤성호 기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6차전이 열린 31일 대구구장. 경기 전 두산 최준석(30)은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최준석은 29일 5차전에서 홈런 2개를 몰아치는 등 3안타 2타점 3득점의 괴력을 뽐냈다. 비록 팀은 5-7로 졌지만 최준석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이날 경기에 앞서 "최준석은 조심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번 포스트시즌(PS) 들어 벌써 5개째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에서 2개, LG와 PO에서 1개를 때려냈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넥센과 준PO 5차전에서 연장 13회 대타로 나와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고, LG와 PO 4차전에서는 2-1 불안하게 앞선 8회 상대 마무리 봉중근으로부터 쐐기 솔로포를 터뜨렸다.
2001년 두산 우승의 주역 타이론 우즈의 단일 PS 최다 홈런에도 1개 차로 다가섰다. 우즈는 당시 KS 4개 등 PS 12경기에서 6개의 아치를 그렸다. 1개만 더 치면 타이기록을 세운다.
최준석은 "2개만 치면 신기록"이라는 취재진의 말에 "그럼 3개를 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현재 절정의 컨디션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현실이 된다면 우즈처럼 KS MVP가 될 가능성이 높다.
▲"초등 5학년 이후 우승 경험 없다"
PS의 연이은 홈런에 최준석은 한편으로 아쉬움을도 드러냈다. 최준석은 "컨디션이 막 올라왔는데 이제 끝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두산은 1경기 많으면 2경기를 남긴 상황.
최준석은 준PO 1, 2차전에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없었다. 2차전 8회 대타로 나왔다가 상대 투수 교체로 오재일에게 기회를 넘겼다. 2연패를 당한 3차전에야 선발로 나와 솔로포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우승에 대한 의지도 간절하다. 최준석은 칠성초등학교 5학년 이후 여지껏 우승 경험이 없다. 포철중, 고교와 롯데, 두산을 거치면서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2007, 08년 연속 SK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준석은 "초등학교 때는 우승이라 할 수도 없다"며 그동안의 갈증을 에둘러 표현했다.
최준석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도 얻는다. 과연 초등학교 이후 근 20년 만에 우승컵과 홈런 신기록을 동시에 받아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