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함에따라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화담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다만 "단순히 회담을 위한 회담이라든가 일시적인 이벤트성 회담은 지양하고자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이벤트성 회담 지양', '진정성' 등의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이같은 답변은 그동안의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방문 당시 박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를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그렇게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는 올 초부터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포함해 각종 도발을 이어가고 심지어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로 불리던 개성공단마저 폐쇄되며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시점에서 나온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지난 8월 남북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다시금 남북관계 회복의 발판이 마련되는 등 당시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따라서 취임 이후 지난 8개월동안 미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 박 대통령이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시그날을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의 한단계 도약을 위한 박근혜정부의 의지 표출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이어 "앞으로 6자회담과 북미관계의 진전상황 등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성과를 낸다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이 계속해서 6자회담 재개를 요구하고 있고 우리 외교부도 북핵 문제 실무 책임자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3일 미국에 보내는 등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동시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개성공단의 국제화가 진전되려면 5·24조치 등 대북제재 조치의 해제가 필요하다"며 5.24조치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꽁꽁 얼었던 남북관계에 조금씩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도 최근 억류하고 있던 우리측 인원 6명을 조건없이 내려보내고 국정감사 기간 우리 국회의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하는 등 관계개선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