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보고 안하면 종업원도 징역 3년"

김제남 의원,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안 발의

지난해 2월 9일 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에서 협력업체 직원의 조작 실수로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발전소장 등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고, 정전사고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 고장 난 비상디젤발전기를 수리하지 않은 채 다음날 핵연료 다발 121개를 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에는 발전소장 등 간부급 인사가 포함된 데다 시험관리대장을 의도적으로 누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한수원 사장이 보고를 받는 등 안전 관리가 허물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현행법상 ‘사고 보고 의무’ 대상이 사업자인 한수원과 대표이사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종업원 신분인 피의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적 해석에 따라 무죄가 선고됐고 운영기술지침서를 위반한 혐의만 적용돼 벌금 300만원형에 그쳐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종업원이 비상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으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진보당 김제남 의원은 한수원 직원에게도 사고 보고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원자력안전법' 등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개정안은 원자력사업자의 종업원이 방사선비상을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보고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한 방사선비상 발생에 따른 상황기록을 작성·보존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김제남 의원은 "사고를 은폐했으나 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에서 벗어나 결국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소재를 묻지 못하게 됐다"며 "이를 보완하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사업자뿐만 아니라 종업원에게도 사고 보고 및 기록 의무를 부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