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잡는 에드가?'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 삼성화제 레오(왼쪽)는 6일 LIG손해보험과 경기에서 212cm 최장신 에드가에 밀려 고전한 끝에 팀 패배를 맛봤다. 올 시즌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대목이다.(자료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LIG손해보험)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최강 용병 시대'가 저무는 것일까. 6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삼성화재의 전성기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6일 LIG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1-3(26-28 25-21 30-32 23-25)으로 졌다. 지난 2일 대한항공과 개막전 3-2 승리 이후 시즌 첫 패배다.
무엇보다 해결사 레오가 상대 주포와 화력 대결에서 밀렸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레오는 이날 36점, 공격 성공률 50.7%를 기록해 양 팀 최다인 44점, 성공률 60.9%를 기록한 LIG 에드가에 뒤졌다.
범실에서도 14개로 에드가(13개)보다 많았다. 원투펀치를 이루는 박철우가 20점, 성공률 61.5%로 분전했지만 레오가 에드가에 보인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레오, 212cm 에드가 높이에 고전레오는 206cm의 큰 키에 고무공 탄력으로 지난 시즌 V리그를 평정했다. 상대 블로킹보다 한 뼘 정도 높은 타점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평균 28.9점 공격 성공률 59.69% 등 경이적인 수치로 각종 기록을 석권했다.
하지만 LIG전에서는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212cm 최장신 에드가의 높은 벽에 걸렸다. 레오는 1세트 잇따라 에드가를 앞세운 LIG의 블로킹에 걸리며 성공률이 35.29%에 머물렀다. 그래선지 호쾌한 강타보다는 블로킹을 피해 밀어넣기를 하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이후 레오는 2세트 14점을 올리며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의 분수령이던 3세트 해결사 대결에서 밀렸다. 에드가는 3세트에만 72.73%의 놀라운 공격 성공률로 무려 20점을 쏟아부었다. 반면 레오는 6점 성공률 46.15%에 머물렀다.
특히 30-30으로 맞선 상황에서 에드가는 연속 후위 공격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이에 앞선 21-21 상황에서도 높은 타점으로 내리꽂는 스파이크 서브로 2개의 에이스를 잡아내는 등 서브 득점만 4개를 기록하는 위용을 뽐냈다.
4세트에서도 에드가는 11점 성공률 55%로 10점 52.94%의 레오에 앞서며 팀 승리를 책임졌다. 23-22 상황에서 에드가는 레오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후위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아가메즈도 최고 용병에 도전장사실 삼성화재 6연속 우승의 힘은 철저히 분업화된 시스템 배구다. 여오현, 석진욱 등이 그물 수비를 펼치면 외인 공격수가 마무리하는 공식이었다. 때문에 삼성화재 용병들은 높은 공격 점유율과 함께 빼어난 득점력으로 V리그 공격 부문을 지배했다.
2005-06, 06-07시즌 루니(현 우리카드)의 현대캐피탈에 밀린 이후 삼성화재는 힘 좋은 외국인 선수로 우승을 독식했다. 안젤코를 앞세워 2번, 가빈의 괴력으로 3번 정상에 올랐고, 지난 시즌 레오의 활약으로 6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삼성화재 최강 용병의 아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적잖다. 2일 대한항공전에서 레오는 45점 성공률 63.08%로 34점 47.3%의 마이클(205cm)을 압도했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 에드가에 완연히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레오가 흔들린다면 삼성화재도 7시즌 연속 정상을 장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삼성화재는 여오현의 현대캐피탈 이적과 석진욱(현 러시앤캐시 코치)의 은퇴로 수비력에 구멍이 생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3대 공격수'로 꼽히는 현대캐피탈 아가메즈(207cm)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3일 우리카드와 첫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24점을 올리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아직 탐색전이 펼쳐지고 있는 시즌 초반이라 섣부른 판단은 힘들다. 그러나 올 시즌 V리그의 심상치 않은 최강 용병 재편 조짐은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